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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큰 계획 없이 보낸 일요일의 이야기.
 
어느 날 선텍시티를 지나가다가 한쪽에 설치된 '라인프렌즈' 놀이터를 보게 됐었는데, 커다란 트리가 서있어서 누가 봐도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춘 이벤트성 설치물이었다. 아들은 들어가고 싶은 눈치였지만 아쉽게도 그날은 늦은 시간에 하루에 할당된 티켓이 모두 끝나서 그냥 돌아와야 했다.

이날 아침에는 일찍부터 라인프렌즈 놀이터에 가서 입장 방법 설명을 듣고, 그대로 따라 해서 놀이터 입장권을 받고 이른 시간부터 입장을 했다. 한산한 시간대라 쾌적하게 놀 수 있어서 좋았다. 티켓 한 장으로 30분 정도 이용했던 거 같다. 21개월 아이에게 너무나 신나는 곳이라 30분은 좀 짧았다(지만 어른에게는 딱 적당).
 
확실히 동남아 지역도 라인이 주요한 메신저다. 곧 한국과는 무관한 앱이 아니게 되겠지만, 이때만 해도 라인 이슈가 없어서 조금은 국뽕을 느끼기도 했다.
 

 
점심에는 싱가포르에 살고 있는 오랜 친구와 만나 함께 식사를 했다. 우리가 있는 곳까지 오겠다며 선텍시티에 있는 중식당 Paradise Dynasty에 자리를 잡아주었다. 

 
샤오롱빠오와 중국요리를 함께 시키면 실패하기가 어렵다. 많은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들여 배불리 먹었다.
어렸을 때는 항상 보던 친구라서 언제 봐도 어제 본 것 같지만, 다음은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이런 만남이 점점 더 귀하다. 그런 나이가 되어가나 보다.

낙천황조의 점심상. 이것저것 시키다보니 테이블이 좁았다.

 


 
마침 이때 아내의 생일즈음이라, 호텔에서 케이크 선물을 주었다.

 
 

 
상자 안에는 아주 작은 초콜릿무스 케이크. 우리집 사람들, 아무도 초코를 먹지 않아서 미안하고 죄송하게도 모두 내 뱃속에 넣어줬다 (하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초콜릿 무스).


 
저녁에는 한참 전에 한국에서부터 예약해 둔 베이징덕 식당인 '임페리얼 트레져'에 가기 위해 오차드 로드의 파라곤으로 향했다. 
 
이 식당은 싱가포르에 올 때마다 들르고 있는데, 코로나 전에도 이번에도 사람이 많았다. 특히 베이징덕은 예약이 필수이므로, 꼭 미리미리 하시길. 예약은 여기로. 주의사항이 꽤 있고, 노쇼 차지도 상당하다.

 

 

Paragon, Super Peking Duck - Imperial Treasure - TableCheck

Paragon, Super Peking Duck - Imperial Treasure DINING DURATIONLunch: 1.5 hours Dinner: 1-6 Pax: 1.5 hour | 7 & above Pax: 1 hour 45minsNO-SHOW/CANCELLATION FEE PER TABLE1-4 Pax: S$200 | 5-8 Pax: S$300 |9 Pax & above: S$500**Credit card authorization hold w

www.tablecheck.com

 

임페리얼 트레져(Imerial Treasure). Incheon지점은 파라다이스시티에 있다.

 
내가 사랑하는 애피타이저: 로스트 포크(Roasted Pork). 가격은 약 24,000원.
말도 안 되게 맛있다. 사진에 보이는 노란색 겨자소스와 함께 서빙된다. 이 소스를 지방 부분에도 찍어먹고, 고기에도 찍어먹고 하다 보면 하얀색 빈 접시만 남게 된다. 
 

 
기다리는 사이 우리의 오리가 등장했다. 너무 안쪽 테이블에 앉았더니 오리가 가까이 오지 못해서, 모든 사진이 도촬처럼 찍히는 비극이 일어났다.
 
그나저나 여기에 오면 항상 큰 테이블에 한국사람들이 있다. 초대한 쪽은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사람들 같고, 초대받은 쪽은 방문자로 보인다. 어쩔 때 보면 가족들도 있다. 그리고 항상 베이징덕을 시킨다. 이번에도 거의 바로 옆 테이블이 그러했다.
 

잘 부탁합니다.
얼마 간 시간이 지나자 사치스럽게 잘린 오리고기가 올라왔다.

 
바오빙에 싸서 열심히 먹었다. 열심히 구운 오리를 껍질만 먹는 게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지만.
두 번째 요리는 볶음밥을 시켰던 거 같은데 사진이 남아 있지 않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오차드로드에는 해가 져도 사람이 가득했다.

 


다시 선텍시티로 돌아와서 귀국선물을 사기 위해 슈퍼마켓에 갔다. 초콜릿이나 건과일 등은 슈퍼마켓이 편리하다. 과일 코너에 가자 경상북도 프리미엄 신선산물이 판매되고 있었다. 요즘은 어디에 가던 한글을 더 자주 마주치는 것 같다.

 
주류코너에서는 싱가포르가 지역구인 타이거 맥주의 라거와 소주가 혼합된 음료가 눈에 띄었다. 간단히 말해 소맥이었다. 저때는 보고 그냥 웃어넘겼는데 한번 마셔볼 걸 후회한다. 여행지에서는 궁금하면 먹어봐야 한다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대면일 수 있으니까.  
 


일요일은 이렇게 담백하게 마무리했다.
이번 가족여행도 거의 끝에 다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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