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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행이던 첫째 날은 별일 없어도 피곤하다.

 

일찍 자고 일찍 눈이 떠져서 호텔 피트니스에 운동을 하러 갔다. 콘래드 센테니얼의 피트니스센터는 야외 수영장 옆에 마련되어서 실외통로를 지나가야 했지만 통로를 따라 차양이 제대로 설치되어 있어서 비를 맞을 걱정은 없었다.

 

새벽 시간 수영장은 아직 고요했다

 

오른쪽에 보이는 창문 안쪽이 피트니스센터. 동선을 따라 지붕이 설치되어 있어서 비를 맞을 일은 없었다.

 

피트니스에는 테크노짐 기구가 여러가지 놓여 있어서 운동할 맛이 났다. 투숙객이라면 객실키를 이용해서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조식을 챙겨 먹고 그랩으로 차를 불렀다. 이번에는 잊지 않고 카시트가 되는 Grab Family 차량으로 선택했다. 앱에서 보여주는 호텔에서 동물원까지의 예상시간은 35분이었다.

동물원 가는 길


말수가 적은 운전사님은 묵묵히 목적지 ‘싱가포르 동물원’으로 차를 몰았다. 동물원은 Mandai Wildlife Reserve의 한 부분이었다. '나이트사파리', '리버원더스', 그리고 유명한 '주롱 새 공원'의 새로운 둥지인 '버드 파라다이스'까지 이 구역에 모여 있다.

 

2023년 11월 기준, $32.30을 지불했다.

 

동물원에 거의 다 왔을 무렵부터 차가 막히기 시작했다. 결국 예상시간보다 10분 늦은 9시쯤 택시를 내렸다. 문제는 9시 30분에 코끼리 먹이주기 체험을 예매해 놨다는 것이었다.

 

먹이주기 주의사항에 '늦으면 끝'이라고 쓰여져 있어서, 택시를 내리자마자 말 그대로 아이를 안고 뛰었다. 택시 하차장에서 동물원 입구까지 거리가 꽤 멀어서 적잖이 당황했고, 나중에는 속으로 각종 욕을 외쳤다. 입장 후에 유모차를 빌리고 (냄새가 지독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코끼리가 있는 곳으로 달렸다. 

 

혹시라도 이 시간에 액티비티를 예약한 사람이 있다면 30분씩 일찍 움직이라고 알려주고 싶다.

 

유모차를 들고 갈지, 대여할지는 고민해 볼 문제다. 습하고 비가 많이 오는 현지 사정 상, 동물원의 대여 유모차 거의 대부분에서 썩은 냄새가 난다(이날 두 번 교체해봤다). 자가 유모차는 깨끗하겠지만, 그것을 포기하면 동물원 관람 전후 이동 시에 몸이 가볍다는 포기하고 싶지 않은 메리트가 있다. 

 

보라색 선이 달린 경로. 택시 하차부터 코끼리집까지 달려서 약 25분 걸렸다.

 

싱가포르 동물원 지도 원본 보기

 

 

대기장소에 도착한 9시 27분

 

땀을 쏟아내며 코끼리집에 도착한 시간은 9시 27분. 아슬아슬했다. 같은 시간에 먹이주기를 예매한 사람들은 이미 대기장소에 앉아있었다.

코끼리 아저씨도 코끼리 어린이도 코가 손이다.

 

코끼리 먹이로 티켓 하나에 과일과 야채가 담긴 소쿠리가 주어졌다. 먹이는 야채와 과일 순서로 줘야 했다. 달콤한 과일을 먼저 주면 야채를 안 먹는다고 한다. 사람이랑 비슷하다. 예상치 못하게 강력한 코끼리의 콧바람에 아이는 놀랐지만 엄마아빠가 손을 꼭 붙잡아 주니 울지 않고 끝까지 먹이를 주었다. 기특했다.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니 아침의 고생은 잊혀졌다.

먹이주기 체험 예약은 여기서 했다: Singapore Zoo 웹사이트

 

Feed the Animals

Feel the excitement as the animals eat out of your hand. All proceeds will help to fund our wildlife conservation efforts in the region.

www.mandai.com

 

 

화장실의 한쪽 벽이 뻥 뚫려 있었다. 물론 밖에서 보이거나 하진 않는다. 인상 깊은 구조다.


코뿔소도 가까이서 보고,
(코뿔소 먹이주기 체험도 있는데, 신장이 1.2미터를 넘어야 한다는 제한사항이 있었다. 아무래도 뿔은 무서운 것이다).

 

따돌림당하는 거처럼 보이는 녀석이 불쌍해 보였다.

 

사자는 잠을 자고, 벌레는 사람을 좋아했다.

 

동물의 머리로 장식된 표지판을 따라서 걸어가자 큰 나무 위에 설치된 구조물에서 놀고 있는 오랑우탄 보였다. 

 

오랑우탄아 어딨니

 

킹덤을 지나서 더 올라가니 'KIDZ WORLD'라는 거대한 놀이터가 나타났다. 여기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한바탕 땀을 흘렸다. 혹시라도 아이와 간다면 여벌 옷이 유용할 거라고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ㅣ Trip.com


다음으로 예매한 액티비티는 기린 먹이주기였다.

이때는 좀 여유 있게 도착해서 한숨 돌리고 기린과 만날 준비를 했다.

 

 

아들은 코끼리보다 기린 먹이주기를 하면서 더 놀랐던 거 같다. 기린의 혀가 자기 몸통을 한 바퀴 감쌀 만큼 아주 길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용감하게 먹이 주기 성공.


 

놀이터에서 뛰어놀고, 기린 먹이주기까지 마친 터라 아들이 배가 고플 거 같아서 동물원 중앙에 있는 푸드코트 식당에 갔다. 아직까지 우리 뱃속에서는 아침에 먹은 음식이 소화되고 있었기 때문에 스킵하고, 아들의 피시앤칩스만 시켰다. 그런데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는 그 짧은 시간에 이 녀석이 잠에 들어버렸다. 그것도 아주 깊은 낮잠에.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아내와 어린이용 피시앤칩스를 나눠 먹게 되었다. 양은 적었고 맛은 쏘쏘였다.

 

 


 

하이에나도 보고... 관람객과 꽤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었는데 떼를 지어 있는 하이에나들이 조금 무서웠다. 

 

무서움과는 별개로, 한정된 공간에 갇힌 동물을 보는 게 점점 불편하다. 반려동물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것과 이 불편함은 다른 문제다. 특히, 하이에나는 무리 중에는 아기 하이에나도 있었는데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미안한 마음.

 

 

백호도 보고

 

 

거대한 악어를 보니 어느새 동물원을 크게 한 바퀴 돌고, 처음 들어왔던 입구이자 출구로 돌아와 있었다.

 

정말 거대한 악어였다.

 

악어가 보이는 곳 옆에선 또 뭔가가 건설되고 있었다. 어떤 건물인지는 또 다음에 찾아오면 알게 될 것이다.

 

 

동물원을 나와서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리버원더스도 보였다. 여기에는 판다 같은 육지동물과 수생동물이 함께 있다고 한다. 다음을 기약하며 지나왔다.

 

 

동물원의 기념품점에는 흥미로운 상품이 많이 있었다. 동물 인형이 여러가지 있었는데 가격이 적당해서 부담없이 살 수 있었다. 

 

아들의 기념품

 

 


 

돌아오는 길은 철도를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동물원의 버스정류장을 출발한 셔틀버스(유료)를 타고 Khatib MRT역에서 내려 환승했다. MRT 카드는 2018년에 넣어둔 돈이 아직 남아있어서 유용하게 이용했다. 

 

계속계속 공사중

 

호텔로 돌아왔을 때 우리를 반겨주는 콘래드 베어가 새삼 반가웠다. 

 

 

방에서 야경을 즐기며 2일 차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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