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미케 책상
미케 책상을 사러 갔을 때, 덧붙여 설치하는 책장선반유닛을 살지 말지 꽤 고민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안 샀는데, 이유인즉 상부에 유닛을 설치하면 이미 좁은 방이 더 작게 보여 답답할 것이라는 아내의 의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하면 좋은 결정이었다.
그렇지만 뭔가 아쉬웠다. 워낙 미니멀한 책상이라서 펜통과 작은 액자를 하나 놓으면 정작 중요한 책과 노트북을 한 번에 놓기 어려워졌다. 이 책상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수직적으로 생각해야 했다.
그렇게 고민하던 끝에 떠오른 아이디어: 타공보드.
마침 이케아에서 본 타공보드가 생각났다. 정식 명칭은 '스코디스(SKÅDIS)' 페그보드. (영화 ‘#살아있다’에 나왔던 바로 그 타공보드)
보통 벽이나 문에 나사못으로 고정하는 제품이지만, 벽을 건드리지 않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이를 위해 먼저 설치 예시를 구글링 했다. 여러 나라에서 올라온 사진이 있었지만 거의 모두 벽에 고정해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 액자 레일에 설치한 분이 있었는데, 좋은 아이디어 같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용도에는 부적합한 거 같아서 구경만 했다.
우리 생각은 책상과 타공보드를 직결하는 것에 다다랐다. 이를 위해 스코디스 설치 매뉴얼을 뒤져보고, 미케의 구조와 목재의 밀도를 검토해보니 꽤 괜찮은 결과물이 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하여 들여온 스코디스.
(이케아에서 스코디스 거치대를 팔고 있으나, 미케 책상에는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직결하기로 결정)
설치 시작.
드릴과 PH2 및 6mm 목재 드릴비트, 일자(ㅡ) 드라이버, 수평계, 목재용 나사(4.5*50mm), 와셔, 연필, 진공청소기를 준비했다.
미케의 사이드패널은 대부분의 이케아 가구처럼 파티클보드로 되어 있다. 여기에 처음부터 나사를 박으면 패널 자체가 파손될 수 있어서 드릴로 나사 자리를 만들었다 (특히 파티클보드의 가장자리는 더 취약해서 드릴 작업이 필요하다).
6mm 목재용 드릴비트로 나사 자리를 먼저 뚫었다. 이 작업에는 톱밥이 날리기 때문에 드릴비트와 전원을 켠 진공청소기를 바짝 붙여서 진행 했다. 마지막으로 나사에 와셔를 끼워 스코디스와 체결했다. 와셔는 이케아 제품에 딸려오는 벽 고정용 부속 꾸러미를 모아뒀다가 재활용해도 좋다.
원래 스코디스는 벽에 거는 제품이기 때문에 금속으로 된 거치 부품(앵커라고 불러야 하나)이 들어있었다. 이 부속을 매뉴얼과 반대 방향으로 달아서 스코디스가 벽에 밀착되지 않도록 했다. 그 이유는 스코디스 액세서리는 후크 형태로 구멍에 걸리기 때문에 혹시라도 액세서리를 걸다가 벽지가 손상되는 걸 막기 위함이다.
페그보드의 장점은 내가 원하는 액세서리를 원하는 위치에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눈높이에 긴 후크를 걸고 그 위에 오래된 아이패드(에어 1세대)를 올려놓았다. 노트북으로 업무를 하면서 넷플릭스를 보거나 책을 보면서 검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편리함⏫⏫
원래 36 X 56 사이즈 스코디스 페그보드만 달려고 했다가 좀 외로워보여서 56 X 56 스코디스를 추가로 달았다. 설치 방법은 동일하다. 단, 깊이가 얕은 패널에 나사를 박아야하므로 드릴로 나사 자리를 낼 때 너무 깊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패널을 관통한다), 그에 맞춰 좀 짧은(4.5*15mm) 나사가 2개 필요하다.
사실 스코디스 페그보드는 원래 위쪽에서 잡아주는 제품이라서, 이번처럼 아래에 고정시키면 액세서리 무게 때문에 위에서부터 휘지 않을까 우려됐었다. 다행히 이 제품의 강성(stiffness)이 꽤 좋은지 그런 문제는 아직까지 전혀 없다. 이케아 사장님이 보면 불편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만족스럽게 쓰고 있다.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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