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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표지가 눈에 띄는 '밀레니얼 이코노미'는 홍춘욱 박사와 박종훈 기자의 대담을 텍스트로 옮겨 놓은 책이다. 


긴 부제가 달려 있는데, [밀레니얼 세대의 한국 경제, 무엇이 달라지고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가 그것이다. 한국에서 사회정치적으로 버려진 밀레니얼 세대에 대해, 세대의 한 명으로서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궁금했다.


위의 두 이코노미스트는 1981년부터 1996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가 처한 경제적 상황에 대해 논하고, 이 세대와 다른 세대,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어떻게 다른지, 또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에 대해 피력한다. 책에선 밀레니얼 세대와 베이비붐 세대를 각각 '88년 용띠', '58년 개띠'를 대표로 지칭한다. 정확히 나와 부친의 생년이다.


미생과 밀레니얼


세계의 관점에서 밀레니얼 세대는 2020년 이후 전 세계 인구의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할 세대로서, 노동-소비-투자 시장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 같은데, 나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두 작가는 책에서 한국의 밀레니얼은 노동-소비-투자 어느 면에서도 활약하고 있지 않다면서, 그 원인을 이전 세대의 사회경제구조에서 찾는다. 이 책에선 이런 현상을 '지연된 밀레니얼 이코노미(Delayed Millennial Economy'로 설명한다. 


이 책은 다양한 주제에 대한 토론을 이어간다. 경제구조, 미래산업, 소비와 저축, 재테크, 그리고 부의 대물림 등이 큰 주제로 다뤄진다. 제목 그대로 '밀레니얼 이코노미'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할만한 책이다. 그리고 쉬운 말을 써서 사전이 필요 없고, 경제에 대한 얕은 지식으로도 문제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아쉬운 점은 부동산에 대한 분량이 너무 많은 점이었다. 모두의 관심이 부동산에 쏠려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다. 페이지 수로 보면, 찾아보기를 제외한 전체의 13% 정도가 부동산 이야기였다. 거기서 실제 주거 목적의 한 채는 사라는 결론 아닌 결론이 나왔는데, 그것이 꼭 '똘똘한 한 채'는 사라는 말로 들려서 불편했다. 대부분 밀레니얼은 돈이 없고, 제도는 잘못된 곳을 향해 있다. 사실 부동산은 이전 세대가 쌓아올린 투견장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어쩌면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 없이, 직간접적으로 그곳에 떠밀려 들어갔다. 이 현상은 이런 책이 아무리 나와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그것이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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