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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떠나는 애틀란타 출장길. 정신 나간 환율과 함께 각종 걱정을 품고 집을 나섰다.
 

속상하게도 출장 기간에 환율이 더 비쌌다


항공편은 대한항공 KE035편. 인천-애틀란타 직항노선은 대한항공과 델타가 운행하고 있다. 하지만 두 회사가 JV로 뭉쳐있기 때문에 독점이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그래서 비싸다). 델타에서 1일 2회로 증편한다던데 그러면 좀 싸질지 희망해본다.

 



오전 9:20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에는 6시가 되기 좀 전에 도착했다. 너무 이른가 생각했는데 새벽에 여유 부렸으면 여러모로 어려워질 뻔했다. 먼저, 발레파킹이 ‘만차’였다. 이런 건 처음 봤다. 미리 예약을 해두지 않았다면 차를 어딘가에 버려야 했을지도 모른다.

다음 난관은 수화물 검사였다. 대기줄이 엄청나게 길었기 때문이다. 1 터미널의 수화물 검사에 비해 2 터미널은 상대적으로 널널했는데 이번에는 굉장히 혼잡했다. 진에어가 2 터미널로 이사를 와서 이용객이 늘어나 혼잡도가 올라간 것 같다. 양쪽 터미널 모두 새벽시간에도 수화물 검사장을 풀가동해 주면 좋겠다.

면세구역으로 넘어왔는데 인천공항 3단계 확장공사가 한창이라 아주 혼잡했다. 면세점은 임시 칸막이 안에서 영업 중이고, 사람들이 오가는 복도는 비좁았다. 그곳에서 두리번거릴 것도 없이 라운지로 향했다. 마티나 골드 라운지에 입장한 시간은 7:30 쯤이었다. 이 시간에는 줄 서지 않고 바로 입장하고, 괜찮은 자리도 많이 있었다.

 

 
라운지에서 8시쯤 되자 입장하고 자리를 못 찾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고, 조금 더 지나자 실내가 사람들로 꽉 차서 직원이 빈자리에 안내해 주기 시작했다. 나는 4인 좌석에 앉아 있다가 창가의 바테이블로 옮겼다. 8시 반쯤 라운지를 나올 때는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마티나 골드가 이 정도면 다른 페이라운지는 시장이었을 것이다.

 



드디어 탑승.
747-8i의 맨 뒷열 63J 좌석에 앉았다. 이곳은 벽과 좌석 사이가 벌어져 있어서 응급상황🚽시 복도 쪽에 앉은 승객을 방해하지 않고 나갈 수 있다. 좁은 틈으로 몸을 많이 구겨 넣어야 하지만, better than nothing인 것이다.

그나저나 미국정부에서 대한항공의 747-8 중 5대를 군사용으로 매입할 거라는 소식이 들렸는데, 안타깝지만 앞으로 더 만나기 어려운 항공기가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엔진이 4개씩 달린 점보기들을 좋아하는데, 시대는 작고 효율적인 항공기를 추구하고 있다.

 

747-8i 기종 63J

 
옆에 앉은 60대 후반 아주머니로부터 당신의 눈물겨운 이민 히스토리를 들으며 비행기는 하늘 높이 올라왔다. 낯선 땅에서 언어의 장벽을 넘어 일을 하고, 자식들을 제대로 키워낸 이야기 - 이분의 이야기가 어째선지 마음에 꽂혔다. 오래도록 기억날 것 같은 이야기다.

그나저나 비행기가 어찌나 흔들리는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기류가 불안정한 지역”만 골라서 가는 것 같았다.

 

하늘 위는 추웠다

 
그래도 안전하게 도착! 애틀란타 공항에는 비가 오고 있었다.
 
 

 


 
신기하게도, 입국심사장이 한산했다. 역대급으로 빨리 심사를 받고 나보다 먼저 나와 컨베이어를 돌고 있던 짐가방과 재회했다.

세관직원에게 이민가방은 좋은 먹잇감이다. 단출한 캐리어를 끌고 출구로 유유히 걸어가는데, 옆에 있던 일가족의 손수레에 쌓인 이민가방을 본 세관직원이 “당신들 이사 오는 건가요? 회사 이름이 뭔가요?” 같은 질문을 그중 아빠에게 물어봤으나 영어를 전혀 못하는지 소통이 안 되고 있었다. ’비행기에서 만난 아주머니도 저렇게 미국에 도착했겠지‘라고 생각하며 입국장으로 나왔다.

지난번까지는 국제선 터미널에서 렌터카센터로 가는 셔틀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국내선 터미널로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 후, 셔틀트레인을 타고 렌터카센터로 가야 했다.

셔틀버스는 사람들로 꽉 찼는데 그중 누군가에게서 응가를 제대로 닦지 않은 냄새가 풍겨 차 안에 진동했다. 아마 비행기에서 몇 시간 동안 숙성됐을 것이다. 제발 좀 잘 닦아주세요.
 


 

 
기내식으로 샐러드를 먹었더니, 호텔에 도착했을 때 배가 고프다는 신기한 체험을 하게 됐다. 마침 호텔 옆에 ‘와플하우스’가 있어서 먹을거리를 사러 가봤다. 15년 전에 처음 봤지만 식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애석하게도 15년 세월이 후회될 만큼 훌륭하진 않았다.
 


 

 
애틀란타 북쪽의 벅헤드(Buckhead)에서 4일간 머물렀다. 다운타운에 비하면 무척 안전한 느낌이 있는 동네였다. 에르메스 매장도 있고, 거의 모든 BMW가 M시리즈였다. 

 
다음날은 파이브가이즈에 갔다. 요즘 서울에서도 파이브가이즈사 핫하다고 하니, 귀국하고 한번 가보고 싶어졌다.
 
 

 
파이브가이즈의 코카콜라 음료 스테이션⬆️. 조지아커피 빼고 모든 음료가 들어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종류가 많다. 코카콜라 제로를 누르면 거기서 오리지널, 바닐라, 체리 등등 플레이버를 첨가할 수 있다. 선택 완료 후 아래쪽 동그란 부분을 터치하면 음료가 나온다. 리필은 마음껏. 아무리 마주쳐도 적응이 안 되는 이 기계는, 나로 하여금 미국의 풍요로움과 국력에 압도되게 한다.
 
 

 
더 많은 음식사진은 여기에.
https://eonlog.tistory.com/509

2024년 미국 조지아 - 음식사진 대방출 (현지 음식, 대한항공 기내식)

이번 미국 조지아 출장길에 먹었던 음식 사진들. 예전에는 미국에서 먹는 음식이 맛있기만 했는데 이제는 한 번씩 목구멍에 걸린다. 진지하게 한 번도 궁금하지 않았던 코리아타운에 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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