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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란타에서 업무를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밀리지빌로 향했다. 
밀리지빌은 잘 알려져있지 않은 시골인지, 애틀란타 공항에서 입국 심사 중에 '너 어디서 머무냐'라는 질문에 '밀리지빌. M-I-L-L-E-D-G-E~'라고 불러줘도 모르는 세관직원이 대부분이다. 그럴 때마다 속으로는 '근데 여기 너네 주 수도였잖아 멍청아'라고 외치게 된다. 
 

가도가도 계속 길이다. 그래도 도로 사정이 한국보다 아주아주 좋고, 오토파일럿의 도움도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런 시골에도 나의 구원자 판다를 만날 수 있다. 띵하오

 

코카콜라도 당연히 마실 수 있고.

 


 
밀리지빌에서 일정을 마치고, 업무적인 최종 목적지 사바나를 향해 출발했다. 가는 길에 엄청난 공사판이 있어서 뭔가 지켜보는데, 
 

어마어마한 공사장

두둥.
 
현대차 공장이었다. 이름하야 현대 메타플랜트.
 
부지는 여의도 3배 규모. 이곳에 LG의 배터리 JV, 글로비스, 모비스, 현대제철 등이 들어온다고 한다. 현지인들 얘기로는 세금혜택을 많이 줬을 거라고 하는데, 사실 기업 입장에서 조지아가 매력적인 이유는 탄력적인 노동시장 때문일 것이다(회사가 제공하는 복지는 적고, 자르기 쉽다는 뜻). 
 

 

한국경제 기사 캡쳐. 공사 현장을 보면 10월이면 충분히 커미셔닝이 가능할 듯.

 
사바나뿐만 아니라 애틀란타에서도 이 공장이 핫이슈였다. 팬더믹 이후 계속되고 있는 경제성장에 힘입어 사회적인 분위기가 고조되어 있었는데, 새로운 현대차 공장은 거기에 체리를 얹는 겪이었다.

여태껏 미국에 다니면서 이렇게 역동적인 모습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앞으로 더 발전하고 생활이 좋아질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과거의 도로 공사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공공 지출처럼 보였다면, 지금은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제대로 작업을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국과 정반대의 모습을 봐서 놀라웠다.
 


 
사바나 호텔에 체크인.
 

 
괜히 고풍스러운 엘리베이터.
 

 
길가에 사람이 많았다.
 

 
영화 '포레스트검프' 오프닝신에 등장하는 치피와 스퀘어(THE CHIPPEWA SQUARE)도 보고...
영화에 등장하는 벤치는 사람들이 자꾸 조각으로 뜯어가서 박물관에 옮겨두었다고 한다.
사바나도 네 번 이상 온 거 같은데 여기는 처음이다. 
 

 
 

사바나의 밤거리. 저녁식사 자리에서 자꾸 눈이 감겼다. 시차적응에 완전히 실패한 것이다.

 
 

자 이제 불도저를 운전할 시간이었다(는 아니고 현장 점검 시간)

 
 

트레일러도 잘 들어오고 있고.

 
 
항구에 쌓여있는 트레일러를 보니 재작년까지 이어진 물류난은 꽤 많이 해소된 것 같았다.
 
수에즈맥스 컨테이너선도 보고. 심지어 LNG를 연료로 하는 완전 쌔삥을 실물로 본 건 처음이었다.
 

ZIM MOUNT FUJI, 거제 삼성중공업에서 건조하여 2023년에 진수된 수에즈맥스 컨테이너선.

 


 
사바나에서 돌아가는 길에 다시 만난 현대 메타플랜트
 

 
 

귀국선물은 홀푸즈에서

 
전기차가 꽤 많이 보인다.
 

 


 
기다리던 귀국길. 애틀란타를 떠나 댈러스에서 대한항공으로 환승했다. 환승은 대한항공 KE032편으로 보잉 787-9 기종. 큰 전자식 윈도와 높은 천장이 특징인 항공기다. 습도와 기압도 쾌적하게 유지된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일단 완전히 누워서 너무 깊이 잠들어버렸던 건 확실하다.
 

프레스티지 스위트

 
낮 비행이라 해가 지지 않자 전자식 유리창의 단점이 드러났다. 귀국편 10A 좌석은 항공기 왼쪽에 있어서 서쪽으로 날아오는 동안 계속 '남향'이었다. '파묘'의 대사처럼 남향이라고 다 좋은 게 아니다 - 창문을 아무리 어둡게 해도 해가 계속 보이는데, 분명히 유리창은 최고로 까맣게 되었는데 멀리서 스마트폰 후레시를 나한테 쏘는 것 마냥 계속 해가 보였다. 다음에는 꼭 북향으로 타야지...
 

우리 비행기 이륙합니다

 


 
- 바이든 vs. 트럼프 이야기가 시작되면 다들 입술이 비뚤어진다. 바이든은 너무 늙었고, 트럼프는 미쳤다며 누굴 뽑아야 하는지 나한테 물어보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후보로 대선을 치르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고도 했다. 
한편 이전에 샤이트럼프였던 사람은 오히려 단호하게 트럼프라고 외쳤다.
 
- 미국인들은 여전히 해외 사정에 어둡다, 혹은 관심이 없다. 어떻게 보면, 자기가 사는 주(state) 밖이 해외이기 때문에 그보다 넓은 미국 밖 세상까지 관심을 쓸 시간이 없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다.
 
- 마리화나 냄새가 정말 여기저기서 많이 난다. 조지아는 아직 대마초 합법화가 안 된 거 같은데, 오픈된 장소에서 쉽게 그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심지어 애틀란타 공항 정문에 들어갈 때도 아주 진한 대마초 냄새를 맡았다. 
 
- 브라질 출신인 분과 이야기 나누게 되었다. 자신을 우파라고 알려주면서, 보우소나루는 미쳤고, 이런 사람 때문에 룰라에게 패배했다고 한다. 룰라가 카리스마적 인물임은 인정하지만, 포퓰리즘적 정책들을 펼쳤을 때 브라질 경제가 겪을 위기를 걱정하고 있었다. 동시에 남미 국가들이 좌파의 망령에 사로잡혀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아마존 개발에 대한 시각도 브라질 정치성향을 가르는 큰 지표 같다. 이분은, 브라질 가운데는 사람이 들어가지도 못하는 곳이고, 개발 면적이라고 해봐야 크지 않은데 왜 반대하느냐며, 사실 좌파와 NGO의 활동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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