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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업무로 LA에 다녀올 일이 있었다. 4일의 짧은 일정으로.

LA는 나와 아주 먼 곳이었다. 내가 이 도시를 접한 건 어렷을적 TV에서 본 LA아리랑 정도였다.

아, 각종 재난영화에서 탈탈 털리는 도시로도 기억하고 있었다.

 

LA 착륙 직전

 

인천에서 뉴욕이어서 오클라호마와 솔트레이크시티를 거쳐 LA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리는 탑승교에 들어서서 새로운 도시의 온도와 습도를 코끝으로 느끼며, 그곳과 온몸으로 첫 인사를 나누었다.


그나저나 비행 내내 얼마나 깊이 잤는지, 내릴때 승무원님이 내가 어디 아픈줄 알았다고 해서 좀 민망했다.

Los Angeles, 로스앤젤레스 - 천사들의 도시. 이곳은 날씨 관점에서 정말 천사들의 도시라는데 이견이 없다.
2월의 한국은 들숨에 코털이 얼 정도로 한파가 지독했는데, LA는 따뜻하고 건조했다. 반팔을 입어도 좋고 얇은 긴팔을 입어도 좋은 날씨였다. 이곳은 거의 1년 내내 이런 날씨라고 한다. 신의 선물.

 

 

Los Angeles!!!

 

도착했을때는 이미 심야였다. 짐을 찾고, 예약해두었던 렌터카를 받아 공항에서 나오니 거의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LA 다운타운의 네온사인의 응원을 받으며 호텔까지 달렸다.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 카운터로 가니 그곳 직원이 내 이름을 이미 알고 있었다. 내가 그날 체크인하는 마지막 게스트라서 기다리고 있었단다. 괜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다음날 업체와 미팅 중 점심시간이 되자 LA맛을 보여주겠다며 인앤아웃 버거를 가져왔다. 업체 사람들은 뭔가 "LA의 시그니처 메뉴를 맛보여주마"라는 기세로 내 손에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쥐어줬다. 내가 며칠 전에 셰이크셱을 먹고 왔다니까 그건 음식도 아니란다.

 

 

두 버거를 간략히 비교하자면, 셰이크셱은 뉴욕같은 깔끔함이 있었다. 패티는 싱싱하고, 기름지지만 토마토는 탱글탱글하고, 빵은 매트했다. 반면 인앤아웃은 패티가 약간 저렴한 맛이 났다. 맥도날드 패티같은 느낌? 빵도 기름져서 손으로 잡기 좀 힘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셰이크셱이 취향이다.
여하튼 일주일동안 셰이크셱과 인앤아웃을 모두 먹어보는 호사를 누리게 되어 영광이었다.

업무가 없을때 어디를 갈까 하다가 헐리우드에 가기로 했다. 원래 여러 추천을 받았지만 시간이 많지 않았고, 조금만 걸어도 대충 둘러볼 수 있을만한 곳을 고른 것이다. TV나 영화에서 워낙 자주 접했던 곳이라 익숙했지만, 또 현장이 주는 설렘이 있었다. 많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기웃기웃 해봤다. 기념품도 사고,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던 Sephora에서 귀국 선물도 샀다.

기억나는 추천지는...
▷ 코리아타운
▷ 차이나타운
▷ 베니스비치

등등이 있었는데, 이번엔 못 가봤지만 다음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저녁시간에 헐리우드에서 호텔까지 돌아오는 길에 그 유명한 'LA Traffic'을 체험했다. 지독한 교통체증.
이후엔 진이 빠져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흥미로운 점이라면 이곳 사람들은 자동차에 자신의 정치성향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었다.  대부분 Obama나 민주당 지지 표현이었지만, 트럼프가 물러나길 바라는 심정을 표현한 사람들도 꽤 보였다. 

 

멀리 보이는 헐리웃 사인

 

LA의 또 다른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정말 여러 인종이 한데 어우러져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곳의 절대다수는 코커시안 백인이 아닌 듯 했다. 운전하면서 룸미러에 보이는 뒷차 열에 셋 정도만 코커시안 백인이고 나머지는 다른 인종이었다. 여태까지 다녀본 미국의 몇몇 도시 중에서 아직도 이민자들로 사회가 풍성해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은 곳은 LA가 처음이었다. 물론 샌프란시스코 같이 유명한 도시는 아직 못 가봐서 모르겠지만... 적어도 아틀란타에 사는 백인이 LA에 온다면 자신이 같은 미국에 있다는 생각이 안 들수도 있을 것 같다. 그곳은 백인 비중이 월등하기 때문이다. 

 

뉴욕도 많은 이민자들이 있다지만 다른 느낌인데, 이민자의 출신과 인종에 따라 사회적 계층이 정해진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계란후라이에 비교한다면, 뉴욕은 완숙, LA는 반숙이랄까. LA는 여전히 끓으며 맛있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서라도 가볼만한 여행지이다. 조만간 또 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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