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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에 미슐랭 스타를 밀어 넣은 후의 이야기.


날씨가 정말 좋았다. 반팔과 가벼운 자켓으로 뱃살을 가릴 수 있는 날씨였다.



1881 헤리티지에서 길을 건너면 침사추이 종루 (또는 클락타워)가 있다 ↓. 

침사추이라는 동네도 오래된 도심답게, 걷다보면 가이드북에 소개된 구경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 이 종루의 풀네임은 Former Kowloon-Canton Railway Clock Tower. 옛날 구룡역의 부속 시계탑이었다. 

원래 이자리는 구룡역이 있었다. 20세기 초 홍콩을 지배중이던 영국은 구룡역에서 대륙의 광동(Canton)까지 철도를 연결했다. 

이 철도는 북경과 하얼빈을 거쳐 시베리아 횡단철도로 연결됐다. 즉, 홍콩에서 유럽까지 기차로 갈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이곳에서 홍콩 여행이 시작된다고도 할 수 있다.

바다구경, 건너편 스카이라인 구경, 쇼핑, 페리 선착장과 버스 정류장이 모두 모여 있다.


↑ 침사추이는 걸어다니면서 구경하기 좋다. 홍콩에 사는 친구는 이곳이 극도로 관광지화 되어 있어서 홍콩 주민들은 잘 오지 않는 곳이라고 했다. 그말은 곧 관광객인 우리에겐 구경거리와 쇼핑거리가 많은 곳이라는 뜻이다.


홍콩문화센터(Hong Kong Cultural Centre)라는 거대한 건물을 끼고 바닷물을 따라 가면 홍콩 스타의 거리가 나온다.


홍콩 영화계 인물들의 손도장이 난간을 따라 설치돼 있었다(예전에는 바닥에 있었던 거 같은데[각주:1]).



↓ 스타의 거리 끄트머리에 있었던 스타벅스.



포스팅 사진을 찾다 보니까 먹을거 사진이 대부분이다.


하버시티에 흥미로운 카페가 있었다. 

↓ 폴로랄프로렌 매장 옆에 자리한 '랄프커피'였다. 


매장 인테리어는 깔끔했다. 진한 녹색과 화이트와 금색만 쓰인 듯한 실내였다. 

좌석은 없고, 작은 스탠딩바만 하나 있었다. 바리스타 카운터는 면적에 비해 넓고, 그 끝에 저온 진열장이 있어서 그 안에 케익이 있었다.


↓ 인테리어처럼 깔끔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의 기념품들이 한쪽 벽에 진열되어 있었다. 가격은 예의 없었다.


커피 자체의 맛은 그저그랬다. 또 한번 시큼한 커피였다. 어쩌면 좌석이 없어서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이곳에 갔을 때는 이미 많이 걸은터라 앉을 곳이 필요했다. 주문을 넣기 전에 좌석이 없는걸 알고선 다시 나갈까 했지만, 그래도 개성있는 카페니까 주문을 넣기로 했다. 다소 실망스러운 커피와 그에 어울리지 않게 비싼 가격에 두 번 후회했다. 

초콜릿 케익도 시켰는데 다 먹지 못하고 남겼다. 


만약 다리가 멀쩡하고, 랄프로렌을 좋아하고 새로운 카페에 가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저녁에는 야시장에 가려고 다시 나왔다.


↑ 몽콩역 근처


↓ 샤오미스토어가 있어서 구경해봤다. 냄비도 있고, 후라이팬도 있어서 '애플스토어'보다는 핸드폰 파는 무지(MUJI)같은 분위기였다.

샤오미스토어에서는 계산된 물건을 핑크+오렌지색 쇼핑백에 담아줬다. 눈에 띄는 백이었지만 애플스토어의 쇼핑백을 들고 나오는 것같은 황홀감은 없었다. 샤오미가 아직은 감성까지 팔지는 못함을 느꼈다. 
그나저나, 샤오미는 대륙보다 홍콩에서 더 저렴하다고 한다. 그래서였는지, 매장에는 대륙에서 온 중국인 손님들이 많았다.


↓ 야시장을 찾아서...


↓ 어째선지 적막하게 찍힌 사진이다. 이나라 저나라 사람도 많고, 이것저것 의심스러운 물건도 많이 팔고 있었다. 얼마전에 나 혼자 산다라는 방송에 나왔던 홍콩 야시장과 같은 곳이다. 조잡한 자석도 팔고, 그림도 있고, 짝퉁도 팔았다.




야시장 구경을 마치고 침사추이에서 야경을 보자고 했다. 

침사추이까지는 지하철로 한 정거장 거리였다. 그렇게 멀지 않아서 그냥 걸어갔다.


침사추이에 도착했을때 우리 시선을 끈건 홍콩섬의 야경보다 페닌술라 호텔의 데코였다. 아마도 정월을 기념하는 것 같았다. 

호텔 로비로 들어가는 쿼드에 주렁주렁 달린 홍등(?). 조금은 비현실적인 광경이었다.


정월이었던 이날 우연히 이곳에 가지 않았다면 구경하지 못할 광경이었다. 

다음날 침사추이에 갔을 때는 데코를 칼같이 철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놓치기 아쉬운 마음에 로비로 들어갔다.



아시아 최초의 호텔에서, 차 한 잔 마시면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홍콩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체험이라고 생각한다[각주:2].  랄프커피보다 훨씬 좋은 음료와 홍콩을 체험할 수 있다.



  1. 2015년부터 18년까지 공사한듯 [본문으로]
  2. 음료 가격은 비싸지만, 서울의 특급호텔들에 비하면 아주 저렴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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