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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의 일요일.

여행중이라 큰 의미는 없었다: 일요일에도 마카오의 상점과 식당은 거의 대부분 영업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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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는 아침에 물만 겨우 마시는 인간.

하지만 여행 중에는 배고파서 잠을 깬다.


아침 식사를 위해 호텔 건물 1층 Grand Orbit에 갔다. 체크인할 때 클럽 라운지와 뷔페식 조식(Grand Orbit)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발로 걷는 관광에 집중하기 위해 후자를 선택했다. 클럽 라운지를 택하면 아무래도 호텔 가까이에 머물게 된다. 몸이 편하지만, 여행의 활동성은 떨어진다.


9시반쯤 되면 줄서서 들어간다.샌즈 회원카드로 할인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마카오에 오기 전, 구글에서 이곳 조식을 찾아 보고는 다소 혼란스러웠다. 한국인들이 남긴 평이 그저그랬기 때문이다.

... "음식은 그냥 먹을 만 하지만 크게 권할 정도는 아닙니다"

......"가격에 비해 먹을게 많지는 않음. 고급스럽지는 않음"

                                                                            이런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는 평가들...


천장에서 떨어지면 죽을 것만 같은 샹들리에가 걸려있었다.


나는 이곳, 괜찮았다. 넓은 공간에서 여유롭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음식 가짓수는 많았고 맛도 괜찮았다. 점심이 필요 없을 정도다.


고급스럽지 않다는 평가에 대해서, 어떤 조식이 고급스러운 건지 궁금하다. 페닌슐라호텔 베란다를 말하는 걸까?


으리으리하잖아

생과일주스도 다양하고, 홍콩식 밀크티만 만들어주는 사람도 있었다. 가장 일반적인 서양식 조식 아이템인 made-to-order 달걀, 빵, 채소, 과일은 기본. 로스트비프와 햄도 있었다. 일본식으로 김초밥, 한식대표로는 김치전과 김치가 등판. 참고로 김치전은 도전용에 가까운 맛이었다. 

인도 카레, 쌀국수, 콩지(Congee 중국식 쌀죽), 딤섬 등등.. 정말 깡패같은 가짓수를 자랑한다.


빠질 수 없는 디저트. 여기서 내 소녀입맛을 자극한 건 브레드푸딩과 미니 에그타르트(역시.)였다. 브레드푸딩은 시나몬롤과 커스타드 크림으로 만들었는데 메이플시럽을 곁들이니 맛이 좋았다. 여기에 바닐라 아이스크림까지 얹으면 좋았을 텐데. (최고의 브레드푸딩은 여기서)


아침부터 김치는 너무 난이도가 높다. 맛이 궁금하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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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정문으로 나와서 타이파 시내를 향해 걸어갔다(솔직히 계획 없이 걷기 시작했다. 이후에 셔틀버스가 타이파 시내까지 간다는 걸 알게 됐다)

걸어 다니기 좋은 날씨였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였지만 기온은 19도 정도로 선선했고, 적당히 흐린 하늘은 햇빛을 막아주었다.


실제 앞에서 보면 어마어마한 규모다


호텔 앞에는 어젯밤 구경한 파리지앵과 베니션이 나란히 서 있었다. 아침의 파리지앵은 화장을 지운 사람 같았다. 

우리는 타이파 방향의 베니션 쪽 인도를 따라서 걸어갔다.


베니션은 덩치 하는 건물이었다. 베니션 주변에는 해자 혹은 연못으로 둘러싸여 있었는데, 나름 냄새도 안 나고 깨끗했다. 베니션(The Venetian Macao)은 98만 제곱미터(약 30만 평) 규모의 카지노 리조트다. 세계에서 가장 큰 카지노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큰 단일 건축물이다. 연면적 기준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큰 건물로 꼽힌다. 3천 개의 모든 객실이 스위트룸이라고 하던데, 대단하다.


이 거대한 건물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으며 아주 천천히 천천히 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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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파 시내로 전진하다 보니 멀리서 사선으로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가 보였다. 

도로에서 산꼭대기로 이어진 엘리베이터였는데, 역시나 그 위에는 전망대가 있었다.

"Grand Taipa Viewing Platform"이란 명칭의 장소로 시립 공원(당연히 무료인) 같은 곳이었다. 엘리베이터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어쩐지 어두울때 왔어야 되는 기분. 야경이 멋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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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내려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이때 낯익은 한국어 노래가 들렸다. 

그것은 한쪽에 세워진 자판기에서 들려왔다.



보영님 하이루.


토레타 광고가 자판기 화면에서 반복되고 있었다. 한국에서 방송되는 그대로의 광고였다.

요즘 아시아 지역에서는 한국 수출품에 한국어가 쓰인 그대로 팔리는 걸 자주 본다. 

위의 토레타도 그렇고, 스타벅스 카페에서는 스타벅스RTD도 한글 그대로 진열되어 있었다. 국뽕은 아니고, 좀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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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영님 음성이 나오는 자판기에서 '마카오 자판기 체험'을 하고 도로로 내려왔다. 

여기서부터 타이파 시내까지는 단지 400m 거리였다. 걸어서 5분 거리.


마침 미리 마카오 베스트 카페 랭킹에서 봐뒀던 카페가 보여서 들어갔다. 휴식이 필요한 타이밍이기도 했다.

Cuppa Coffee란 작은 카페였다. 직접 만든 빵도 여러 가지 팔고 있었다.


마카오 베스트 카페에 오른 Cuppa Coffee. 개인적으로 이곳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Down. 카페모카는 Up이다.




카페에서 마카오 돈을 처음 마주쳤다.

카지노에서도 게임머니는 홍콩달러를 받았기 때문에 마카오에 왔으나 마카오 돈을 쓸 필요도, 볼 일도 없었다.

커파커피에서는 알리페이나 현금 결제만 가능했다. 잔돈으로 받은 이 현금은 마카오로 가는 시내버스에서 요긴하게 쓰였다.


호텔에서 커파커피까지는 약 2km 떨어져 있다. 거의 평지라서 힘들지 않게 걸었다. 


마카오에서는 구글지도나 아이폰 지도앱이 잘 작동한다. 유용하다. 好


근처에 '신무이 굴국수'가 있어서 먹고 갈까? 했는데, 불현듯 지금이 아니면 마카오 구경이 힘들 것 같아서 이동하기로 했다.

카페 바리스타님의 도움을 받아서 가까운 버스정류장을 찾아갔다. 마카오 시내버스를 타고 타이파에서 마카오로 넘어가게 되었다.


그렇게 마카오로.

(아마 마카오 관광을 안 갔으면 주사위 게임장으로 갔을 것이...)



다음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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