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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충전을 마치고선 신발만 갈아신고 밖으로 나갔다. 하늘은 아직 밝았다.

(오전 11시 20분 쯤 홍콩에 착륙하고, 마카오로 넘어와 호텔에 체크인을 하니 거의 오후 4시였다/ 약 4시간 3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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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고팠다.

일품 식사는 저녁에 먹기로 하고 간단히 먹기로 했다. 콘래드 호텔이 자리한 'Cotai Central (SANDS® COTAI CENTRAL)'에 있는 푸드코트에 갔다.

(결국 이 식사가 이날의 마지막 식사가 되어버렸다)


코타이 센트럴 곳곳에는 분수나 식물 조경이 조성되었다. 이 분수는 고속터미널 유니클로 앞 분수의 2배 쯤 되었다.


이 Cotai Central이란 곳은 호텔+카지노+리테일 리조트 콤플렉스(?)였다. 

호텔은 총 4개 동이 나란히 서있었는데, 비교적 저렴한 '홀리데이인'부터 콘래드, 셰라톤, 세인트 레지스까지 다양했다. 

리테일은 명품, 파인다이닝, 드럭스토어 등등 많은 것이 있었다. 특히 게임장 주변에 집중적으로 많았던 시계점은 카지노에서 딴 돈을 모조리 빨아가려는 듯 으르렁대고 있었다.


애플스토어가 많은 리테일 중에서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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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푸드코트 이야기.


아내는 홍콩식 돼지고기 로스트(Roasted Pork)를 주문했다. 이건 어디서 먹어도 틀.릴.수.없.는. 메뉴다.

문제는 내가 시킨 싱가포르식 락사였는데, 중국에서 먹은 김치찌개처럼 맛이 좀 어색했다. 락사는 싱가포르에서 먹자.


홍콩 로스트 포크 마싯었다


푸드코트 옆에는 거대한 장난감점이 있다. 혹시나 아이들과 이곳에 가게 된다면 주의하시길.



장난감점에서 정신을 놓고 있다가 정신차렸을 때 밖은 이미 어두웠다.


마카오는 처음이라 무엇을 보게될지 몰랐다. 두근


코타이 센트럴의 저녁풍경(출처:메리어트호텔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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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정문으로 나서자 눈 앞에 에펠탑이 서 있었다.

예전에 어디선가 본 마카오의 에펠탑. 걸어서 세계 속으로였나? 티비에서 본 것은 맞을 거다.



인생 첫 에펠탑이 짝퉁이라니.


그래도 현란한게 예뻤다. 실제 에펠탑의 1/2 스케일인 162M로 만들었다고 한다. 탑의 상층부엔 전망대가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패스했다. 


여하튼, 에펠탑이 손짓하는 이곳이 파리지앵 호텔+카지노였다. 물론 이곳도 대단한 쇼핑을 갖추고 여행자의 지갑을 노리고 있다.




에펠탑과 주 정문 사이에 마련된 드랍존. 천장에 매달아놓은 초롱불(?)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참고로 이때(2월16일)의 마카오 날씨는 기분좋게 시원한 정도였다. 나는 긴팔 면티셔츠에 조끼 패딩을 걸쳤는데 딱 좋았다.



파리지앵 로비 중앙에는 커다란 분수대가 있었다. 이곳부터 사방으로 복도가 나 있어서 곧장 카지노, 호텔 또는 쇼핑가로 갈 수 있었다.

천장을 원형으로 하여 프레스코화를 그려놓았다(진짜 프레스코 기법을 쓰진 않았겠지). 천장을 따라 붉은색 홍등이 달려있었다. 베이징스러운 파리였다.


파리지앵은 총 25억 달러(약 3조 원[각주:1])가 투입된 대규모 사업이라고 한다. 2013년 2월에 착공, 원래 계획보다 늦은 2016년 9월에 오픈하게 되었다. 2년하고 조금밖에 안 지나서 여전히 새 건물 같았다. 진짜 프랑스 파리는 가보지 않았으니까 어떤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마카오 파리지앵의 느낌은 중국인이 '상상하는' 파리 혹은 파리의 이미지를 거대한 세트장처럼 만들어 놓은게 아닌가 싶었다. 청경채로 담근 김치처럼. 혹은 라스베가스에 세워진 이화원처럼 말이다. 어찌됐던, 가벼운 마음으로 보고 즐기기 좋은 장소였다.


로비 한쪽에(들어가서 오른쪽)는 또 다른 에그타르트 가판이 있었다. 데이비드 베컴이 광고를 할 정도니 - 안 먹어볼 수 없었다. 


진열해서 팔길래 차갑게 식었을 줄 알았는데, 뜨거운 정도였다. 타르트 필링이 계란찜 같았다. 맛있었다. 한국에서 먹는 어느 에그타르트보다 맛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까 먹은 koikei bakery의 에그타르트가 우리 입맛에는 더 맞았다. 마카오 이곳저곳에서 파는 에그타르트를 한번씩 맛보는 것도 추천한다. 


집에는 욕조가 없으니 밖에 나가서만 쓸수 있는 바스봄


파리지앵에서 쇼핑 생각은 없었으니까, 베네치안(정식표기는 '베니션'인듯)으로 넘어갔다.

파리지앵과 베네치안, 그리고 우리가 묵었던 코타이 센트럴까지 모두 Sands 그룹이 소유한 카지노 리조트였다. 그래선지 리조트들 사이를 브릿지가 연결하고 있었다. 비가 와도 옷 젖는 일 없을 것이다. 


베네치안은 실내 수로와 곤돌라로 유명한 리조트다. 그게 다였던 듯.

눈에 보인 Lush에서 입욕제만 한 개 샀다. 집에는 욕조가 없으니 기회가 될때 담궈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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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브릿지를 건너서 우리 숙소가 있는 코타이 센트럴로 넘어왔다. 


"아이를 방치하지 마세요(Don't leave your children unattended)"라는 다소 충격적인 경고문이 방에 놓여 있었다.


이제 진짜 마카오를 즐길 시간이 된 것이다.


여태까지 받은 수 많은 계시들빨간 페리빨간 오리... .행운의 여신은 바로 우리를 향해 손짓하고 있었다.



(카지노는 사진촬영 금지였다)

 

들어가는 입구에서 신분증 검사를 하는데, 내 여권을 받아든 가드는 미묘하게 웃었다. "너가 왜 신분증을 주는거야?"란 표정으로.

(매번 꿋꿋하게 나이 검사를 구걸했지만, 어이없게도 여권 받기를 거부하는 가드도 있었다)


카지노에 들어가서 한 바퀴 돌며 분위기를 살폈다. 중국인이 대부분으로 약간의 진지함이 흘렀다. 

의외로 이곳 카지노는 완전 금연이라서 공기가 맑았다. 아이들이 와도 될 정도의 공기였다. 

블랙잭은 자신이 없어서 아내가 인도한 곳으로 갔으니, 그곳에서 이놈을 만났다.



주사위!!!!!



각 플레이어 앞에는 이런 화면이 있고 터치로 베팅을 한다. 

소심한 이몸은 홍콩$10씩 걸었다. 잃으면 슬프니까.

하지만 나의 님. 

여지껏 우리가 만난 계시는 그분을 위한 것이었다. 

무려 24배의 승리.


행복하게 방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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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으로 돌아오니 2시간이 순삭되었었다. 체감으로는 한 30분 지났었는데 말이다.

아까 산 Lush 바스봄을 욕조에 풀고 빨간 오리와 함께 노닐었다.


안녕 빨간 오리. 



마카오의 밤은 깊어갔다...


다음편

  1. 참고로 잠실 롯데타워의 사업비가 3조8천억 원이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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