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은 천천히 시작했다.
리틀 인디아를 떠나는 날이었다. 일정이 길어지면서 이 호텔에 계속 머물까 옮길까 하다가 옮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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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아웃 전에 호텔 내 코인세탁에서 빨래를 했다(저렴이 호텔에서만 누리는 특권). 1회 세탁과 건조에 각각 $10, 약 8,200원 정도.
세탁은 30분 고정에, 세제는 세탁기에서 자동으로 피딩된다.
건조기는 가동시간이 45분에 고정되어서 과연 잘 마를까 의심스러웠는데, 돌려보니 완전 건조되어 있었다. 뽀송 *_*
코인세탁의 매력은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여기서 만난 영국(또 영국!)인 아저씨와 짧은 대화를 나눴다. 웨일스 지역에서 왔다고 한 이 분은 다음날 태국으로 갈 계획이라고 했는데, 뭔가 엄청난 휴가를 보내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좀 부러웠다.
리틀인디아 힐튼가든인에서 체크아웃하고, 근처 '무스타파'에 가서 선물과 우리가 쓸 물건들을 샀다.
호텔에서 무스타파까지는 도보로 7-8분 정도 소요됐다.
싱가포르와 만난지 10년 만에 처음 알게 된 곳인 무스타파. 이곳에는 없는 물건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넓어서 다 돌아보기엔 체력이 필요해 보인다.
- 카야잼
- 사롱파스 (잘 보이는 곳엔 비싼 구성으로 진열되었지만, 잘 찾으면 엄청 저렴)
- 킨더 히포
- 히말라야 제품 등등을 샀다.
알고 보면 '무스타파'는 현지인들(유럽인, 고소득 중국계 싱가포르인 등)은 말로만 듣고 잘 안 오는 곳 같았다.
우리가 이곳에 갔던 얘기를 하니, 그들은 길을 잃지 않았는지 걱정해주고 의아해했다.
본의 아니게 이곳에서 한국사람 인증을 받았다. 인증 물건은 초콜릿 코너 한 구석에서 판매 중인 킨더 히포였다. 한 박스를 들고 계산대로 가니까 인도 점원들이 '코리안 코리안'하면서 자기들끼리 웃고 있었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많이 오냐고 물어봤는데, 코리안들은 매일 오고 꼭 이 초콜렛을 사간다면서 웃었다. 본의 아니게 한국인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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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인디아를 떠나 옮긴 숙소는 오차드 로드(Orchard Road)에 있는 추억의 힐튼 호텔.
1970년에 오픈해서 전통미가 있다. 1983년에 개관한 남산 힐튼보다 더 빈티지 있어 보이는 것 같다.
나는 오래된 건물의 호텔을 좋아한다. 어쩐지 새로운 호텔 서비스보다 차분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방도 좀 더 넓은 것 같고.
확실히 이 호텔은 싱가포르에서 같은 가격대의 방보다 넑직하다. 스트롱한 수압도 장점.
옥상에 있는 수영장과 바도 좋고, 이번에는 안 먹었지만 조식도 훌륭하다.
호텔을 나와서 오른쪽 방향의 오차드로드에서는 돈 쓰기 좋고, 왼쪽으로 가면 고급 주택가나 보타닉 가든을 따라 조용한 산책이 가능하다.
조용한 동네임을 인증하듯, 트럼프와 만났던 그분이 투숙했던 그 호텔도 근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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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을 옮기고선 특별한 일정 없이 보냈다.
저녁을 먹으려고 오차드로드로 나오자 엄청 화려한 빛 장식이 대로를 따라 이어지고 있었다.
알고보니 디즈니와 함께 설치한 동남아 최대 규모의 크리스마스 거리점등이었다.
"DISNEY MAGICAL MOMENTS"라는 제목으로, 11월 10일에 시작한 이 행사는 내년 1월 1일까지 계속된다고 한다.
혹시나 이 시기에 싱가포르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꼭 가서 구경해보시길. 남녀노소 모두 즐거운 미소를 짓게 될 것 같다.
빛이 많아서 사진이 잘 나오는 건 보너스. 점등 시간은 요일별로 차이가 있다.
일요일 - 목요일 6:30 pm ~ 12am
금요일 - 토요일 6:30 pm ~ 2am
크리스마스 이브 & 12월 말일 6:30pm ~ 6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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