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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도덕/심리학 책을 읽을 때마다 소개되는 문제.




"탈선한 전차가 내리막길을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다. 이대로라면 저쪽에서 일하고 있는 다섯 명의 일꾼은 전차에 치여 죽게 된다. 당신은 선로 변경 스위치를 눌러서 그 다섯 명을 구할 수 있다. 단, 그랬다가는 저쪽에서 길을 건너는 행인 한 명이 전차에 치여 죽고 만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응답자의 90퍼센트는 스위치를 눌러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대답은 전형적인 공리주의적 추론 방식에 입각해 있다. 다섯 사람의 목숨이 한 사람의 목숨보다 가치 있으니 그 한 사람이 희생당할 수도 있다는 논리다.

 

한편, 당신이 다리 위에서 철로를 내려다보는데 바로 옆에 뚱뚱하고 덩치가 좋은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을 다리에서 철로로 밀어버리면 폭주하는 전차를 막을 수 있다.(당신은 체격이 빈약하기 때문에 스스로 뛰어내려봤자 전차를 막을 수 없다.) 이 경우에도 한 사람을 희생시켜 다섯 사람을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전차의 딜레마를 이러한 버전으로 제시하면 응답자의 90퍼센트가 아무리 다수의 인명을 구하는 일이라도 사람을 '수단'으로만 사용할 수 있느냐며 소위 '의무론적' 입장을 취한다. 두 버전 모두 한 사람만 죽으면 다섯 사람이 살 수 있다. 그런데 왜 응답자들은 딜레마가 어떤 식으로 제시되느냐에 따라 이처럼 상이한 태도를 보이는 것일까?

 

(p.183-184,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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