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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에 현대자동차 임원으로 계시는 삼촌과 오랜만에 대화를 나눴다. 삼촌 말씀이 중국 자동차 시장은 어마어마하게 크고, 앞으로 몇 년 간은 더 성장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숫자도 들었는데 자세히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대단한 숫자였다는 것만 기억한다.

 

그렇게 명절 연휴가 지나고, 새로 받은 블룸버그를 보던 중에 중국 자동차 시장과 관련된 기사를 읽게 되었다. 삼촌에게 들은 이야기가 생각나서 자세히 읽었던 것 같다. 주요 내용은 중국 자동차 시장의 큰 규모와 성장전망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포화상태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되었다. 그다지 밝지만은 않은 내용이었다. 

 

 

기사 내용 요약


중국은 지난 수 년 간 전세계 자동차 시장 중에서 가장 활발한 곳으로 손꼽혀 왔다. 중국 로컬 업체는 물론 많은 해외 업체들도 중국내 생산규모를 확대하고, 새로운 모델을 앞다투어 출시해 온 사실이 그것을 반증한다. 하지만, 현재 중국 자동차 산업은 과잉생산의 늪에 빠진다는 것이 기정사실화 되었고, 2015년에는 시장에 남는 자동차가 대략 1,080만 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추측하고 있다. 물론 그렇게 남아도는 자동차를 수출할 수도 있지만, 구미지역에서 생산된 수입차에 대한 중국시장의 수요로 인해 수지가 어긋날 것으로 보이므로, 해결책이 되기는 힘들 것이다. 또한 해외시장도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수출을 통한 과잉생산 문제 해결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중국 자동차 판매 성장률은 4%로 예상되는데, 이는 기타 지역과 비교하였을 때 매우 높은 수치지만, 2013년의 8% 성장률에 비하면 반토막 수준일 뿐이다.

 

문제는 지금 가동을 시작하는 자동차 공장 및 생산시설 대부분이 호황을 누리던 시기에 결정되었다는 점이다. 당시만하더라도 중국시장이 이렇게까지 급냉할 것이라는 의견은 없었다. 하지만 좋든싫든 생산시설이 가동되고 과잉생산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른 지금, 중국에서 경쟁중인 자동차 업체들은 가격경쟁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거나 유휴생산능력을 용납해야할 (allow for idle capacity) 것이다.

 

영어 원문 보기


중국 자동차 시장이 여태까지 각광을 받았던 계기는 2008년 금융위기 때였다. 당시 GM과 크라이슬러가 미국에서 세금을 수혈 받고 (bail out), 유럽시장의 판매는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중국은 꾸준한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덩달아 자동차 수요도 가파르게 증가하여,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과 유럽의 경제위기를 피해 이곳으로 '피난'을 결정한 것이다. 문제는 너무 많은 업체가 '피난'한 것이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2017년까지 중국내에서 가동되는 자동차 공장이 140곳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2014년에 123곳에 비하면 무려 17곳 이상 늘어나게 된다. 이런 추세라면 2017년에 과잉생산으로 남는 자동차 또는 유휴생산능력이 1,140만 대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런 예측을 접한 일부 자동차 업체들의 중국내 투자에 대한 후회가 들리기도 한다. 자동차와 같은 중공업 분야에서 장비가 쉰다는 것은 이윤이 줄어드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또한 기계가 쉬어도 남아돌게 되는 자동차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영업인센티브 등의 확대를 통해 이윤을 희생시켜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잉생산은 기우인 것일까? 아직까지 많은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에서 가장 큰 이윤을 내고 있다. 2014년 BMW의 2013년대비 이윤증가는 82%로 업계최고였으며, 그 다음으로 도요타, 현대, 폭스바겐 아우디 등이 뒤따랐다. 이중 현대, 르노, 피아트 크라이슬러 등은 가장 활발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성공적인 중국 진출을 이뤘다고 평가받는 폭스바겐은 2018년까지 연간생산능력을 4백만대까지 증대한다는 계획의 불변을 밝혔다.

 

이러한 긍정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과잉생산으로 인한 문제는 이미 수면에 떠오르고 있다. 중국내 자동차 딜러들은 급속도로 많아졌지만, 시장이 둔화되면서 본사에 금융 지원 (financial support) 및 목표 판매율 (sales targets) 축소를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지역 정부의 자가용 보유 제한 등으로 영업이익은 더 떨어지기만 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이런 문제를 접할 때는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포기하게 되는 것 같다. 사실 시장에 한계가 있음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고, 그것은 소비를 원동력으로 돌아가는 자본주의경제의 근본적인 한계다. 그렇다고 생산 시설을 폐쇄하라고도 할 수 없는 건,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과 그 식구들 때문이다. 비단 자동차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실 거의 모든 산업이 이와 같은 상황에 처해있다. 아무래도 이것이 New Normal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와 우리 다음 세대가 살아가야 할 새로운 세상 말이다. '새로운'이라는 표현이 내포하는 밝음은 전혀 없지만, 어쨌든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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