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통신'이라는 제목이 가정통신문처럼 보이는데 생각하는데, 그 둘은 아무 상관도 없다. 그냥그냥.
요즘에 읽은 책도 몇 권 있고, 관람한 영화도 몇 편 있어서 차근차근 코멘트를 적어보고 싶지만, 너무 춥다.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는다.
지금은 정말 추워서 겨울임을 자각하고 있지만, 입동을 지난 후 한참 동안 가을인 줄 알고 있었다. 아직 가을인 줄 알고 있던 어느 날 친구에게 "가을인데 웰케 추워?"라고 묻자 겨울인데 무슨 소리냐는 핀잔을 들었다. 난 정말 가을인 줄로만 알아서 좀 억울했다.
그 후에 노량진에서 동부이촌으로 넘어갈 일이 있었는데, '오랜만에 좀 걷자'며 걷기 시작했다. 이날 마포대교에서 대단한 바람을 만났다. 정말 대단한 바람이었다. 겨울은 잔혹하게 찾아왔다.
마포대교 걷다가 찍은,
얼마 전에 이런 뉴스를 접했다: "창업 최고 밑천은 '대기업 경험'". 입으로는 무슨 개소리냐고 (작게) 말했지만, 속으로는 '정말 그런 건 아닐까?'라고 생각해버렸다. 아무래도 큰 회사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친구들을 보면, '나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걸까?'란 말이 나온다. 그런게 거의 없는 나는 사회에서 너무 동떨어져 사는 게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에서 나온 말 같다. 언제 망해 없어질지 모르는 곳에서의 위태로운 삶이지만.
어쨌거나, 그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니 결과적으로는 기자의 숫자놀음에 불과했지만, 제목으로만 보면 대기업에서 일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자괴감을 주기 충분했다. 삼성 위기론의 목전에서, 아직 우리나라 경제는 대기업이 없으면 안 된다는 메세지를 만들고 전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정작 이 나라 대부분 사람들은 자영업자다. OECD국가 중 세 번째로 자영업 비중이 높다. 정작 그들은 시장이 제공하는 모든 종류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덩치들로부터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한다.
이번 달 초에 대만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2009년 11월에 대만에 처음 도착했었으니 딱 5년 만에 다시 간 것이었다. 그래도 몇 달 생활했던 곳이라 그런지 출장임에도 발걸음이 나름 가벼웠다. 또, 즐거웠다. 주머니가 가벼웠던 5년 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좋은 호텔에 머물면서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었는데, 모두 맛있고 좋은 음식이었지만, 예전에 이른 아침 골목골목에서 팔던 싸구려 싼밍즈(샌드위치)와 또우장(두유)이 생각났다. 그게 벌써 5년 전이라니...
다시 찾은 타이베이. 옛날에 쉬던 그 마이당로우
대만에서 돌아오는 길은 처음 지나가는 길이었다. 경기도 남부를 돌아 김포공항에 내렸는데, 이렇게 도심 가까이에서 날아도 괜찮은지 궁금했다. 네이버나 다음 지도에 안 나오는 국정원도 구경할 수 있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언제나 놀랍도록 새롭다. 모든 것이 작게 한눈에 들어온다. 이 하늘 아래 모두 열심히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막상 착륙하고 뉴스를 보면 사건사고 뿐이라는 게 사실이지만.
며칠 만에 돌아온 서울 공기는 꽤 차가워져 있었다. 비강에서 폐로 전해지는 공기에는 낯선 냉기가 실려있었다. 그래도 아직 11월 중순이라서 다행이다. 2015년이 되기 전에 무언가 할 수 있는 시간이 아직 한 달 반이나 남았다는 뜻이니까.
열심히 돈 벌자. 그리고 쓰자.
하늘에서 내려본 관악산. 쌀쌀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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