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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운동이라며 10월달에 열리는 달리기대회에 마구잡이로 참가신청을 던져놨었다고 쓴 적이 있다. 조금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다행히도 모두 완주하는데 성공했다. 날짜순으로 '서울달리기대회', '뉴발란스 하프마라톤', '나이키 위 런 서울'까지 세 번 모두 완주했다.

 

 

첫 번째 대회는 10월 12일에 있었던 서울 달리기대회로, 서울시청광장에서 시작하여 동대문 근처의 무학교를 반환점으로 삼아 돌아오는 10km코스였다. 이날 너무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달려서 달리러 갔다. 지하철역 출구로 나오자마자 짐을 맞기고, 준비운동도 없이 막 뛰기 시작했다. 준비운동 없이 달리면 안된다는 것을 이날 제대로 배웠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스타트 지점에서 하이파이브 해주고 있었는데 실제로 그를 보게되어 조금 신기했다. 오랜만에 기록이 남는 달리기였는데, 평소보다 힘만 많이 들고, 기록은 떨어졌다. 처음 4km정도 지날때 옆구리 통증이 시작돼서 300m정도는 그냥 걸었던 것 같다. 대재앙이었다. 기록은 45분 44초로, 전체 100위권 안에 간신히 들 수 있었다. 

 

이 대회의 코스... 한마디로 좁았다. 나만 그렇게 느낀 건지 모르겠는데, 정말 좁았다. 청계천 난간과 상가 사이가 그렇게 좁았나?할 정도로 사람들이 몰린 구간에서는 달리기 힘들었다. 기록 단축하겠다고 섣불리 추월하다가는 체력소모가 너무 심해질 것 같이 보이고, 가로수나 보도블록턱에 걸려 넘어지기 쉬워보였다. 조심조심. 기록 욕심 없이 서울 도심을 달린다는 즐거움으로... 내년에도 참가할 수 있다면 하겠다.

 

 



두 번째 대회는 뉴발란스 하프마라톤. 10월 18일에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 열렸다. 생애 처음으로 뛴 하프마라톤이었는데, 거리때문에 같이 달리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혼자 뛰게되었다. 이날 아침은 10월 들어서 처음 이가 떨릴 정도로 추웠다. 그래서 긴 타이트를 입고 뛸까 고민했지만, 결국에는 반바지를 입었고 이것은 옳은 선택이었다. 긴 것을 입었다면 달리는데 방해됐을 것이다. 달리기에 집중하려면 반팔+반바지다.

 

이 날은 아침에 넉넉히 도착했다.

 

뉴발란스 하프마라톤은 전체적으로 정리가 잘되고, 깔끔한 느낌이 들었던 대회였다. 쓸데 없는 이벤트 같은 건 최소화되었고 정말 온전히 달리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급수대 설치도 좋았고, 곳곳에 자주 보이는 의료진은 달리는 동안 죽지는 않겠구나라는 안도감을 주었다. 내년에도 열린다면 또 참가하고 싶다.

 

깁스 아님. 목에는 수건. 손에는 짐가방이다.

 

달리는 도중에 화장실 가느라고 기록 손실이 있었다... 안타까움.


나이키 어플과 실제 기록 사이의 약간의 차이는 항상 발생한다.

 


 

마지막 대회는 바로 얼마전에 열린 '나이키 위 런 서울'이다. 26일 일요일 오후 3시에 광화문 광장을 출발해서 여의도 공원까지 오는 10km 코스였다.

 

올해 마침 하프코스가 처음 추가되어서 참가할까 했는데, 코스도를 보면 반복구간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 그냥 10km로 나갔다. 후기를 보니 하프코스에 대해 안좋은 얘기들이 많았다. 10km 추천이요~

 

 

뭔가 나이키의 힘(?)이 느껴지는 대회였다. 아무리 일요일이라지만, 오후 3시에 서울 도심에 코스를 넣은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이벤트다. 실제로 '서울달리기대회'도 이른 아침에 달리고 있는 마당에... 그나저나, 나는 이번 위런 서울이 처음이었지만, 여러번 나갔던 사람들은 이전에 비해 퇴보했다며 불만들이 많았다. 직접 달리고 보니 그런 말이 나올만도 했다. 적어도 하프마라톤이랑 10K 코스라도 분리해줬어야...

 

가을하늘 공활했던 뉴발란스 하프마라톤과 달리, 이날 날씨가 좀 안 좋았다. 우중충하고 습한 공기. 이런 날씨는 달리기의 적이라고 항상 얘기하는데, 하필 이날 날씨가 딱 그랬다. 8km지점을 넘었을 때는 비도 몇 방울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식후행사로 여러 가수들의 공연이 있었다는데, 나는 동문 행사가 있어서 옷만 갈아입고 여의도를 떳다. 사실 땀냄새 풍기면서 공연보는거 좋아하지도 않고 해서 별로 아쉽지는 않았다 (이래서 담백한 하프마라톤이 좋았던 거다). 내년에도 나이키 위런을 하겠지? 참가여부는? 글쎄다. 티셔츠가 이쁘면 나가는 걸로...

 



2014년 한 해 동안 출전한 달리기대회에서 받은 메달들이다. 이 사진을 찍으면서 모아서 보니까 1년 동안 뭔가는 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뿌듯했다. 전역 후에 게을러지지 말고 계속 운동하자던 스스로의 다짐을 지킨 것 같아서 다행이고, 기뻤다. 비록 웨이트에 흥미를 잃어서 공기는 빠졌지만, 달리기를 통해 엉덩이가 이뻐진 것으로 위안을 삼아본다. 이제 정말 춥다. 밖에서 달리기는 줄어들 것 같고.. 러닝머신으로라도 연습해야겠다.

 

 

2015년도 계속 달리기를.

잘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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