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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지우펀에 갔던 이야기에서는 잊어버리고 말하지 못한 게 있다. 그것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라는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된 지역이 바로 지우펀이란 사실. 
 


그리고 여기, 온천으로 유명한 우라이(嗚來)도 그 애니메이션에 나왔던 장소와 비슷하다고 내 맘대로 생각했다. 뭐, 일제시대에 개발된 온천 지역이니까 비슷하게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우라이는 타이베이 최남단, 산속 깊이 자리잡은 아주 작은 관광마을이다. 원래는 원주민, 피부색부터 다른 진짜 원주민들이 살던 곳이라고 한다.

타이베이 시내에서 가는 방법은, MRT 단수이(淡水)센의 종점 신디엔(新店)역에 내려 시내버스(번호 잊어버림)를 타는 게 제일 빠른 것 같았다. 버스 노선은 하나뿐이지만, 꽤 자주 오던 걸로 기억.


신디엔에서 우라이까지 가는 길은 장난 아니다. 좁다. 꼬불꼬불하다. 게다가 산악도로답게 한쪽은 절벽이라... 와우. 여하튼, 그런 길을 일반 시내버스가 슉슉 다닌다. 어쩔때는 마주 오는 승용차하고 부딛히기 일보직전까지 가기도 한다. 편리하지만 스릴이 과하다. 자는 게 상책.



40분 정도 걸려 산길을 지나면 우라이 정류장이 있었다. 내리는 순간, 절벽에 달린 온천장들이 보인다. 집집마다 ♨목욕탕표시가 그려진 깃발이 걸려있다. 그 절벽 밑으로 깊은 계곡이 있고, 물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마을 쪽으로 걸어가다보면 계곡에서 멱 감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춥지 않냐고 물어보니 그 계곡 자체가 온천이라고 한다. 산에서부터 이미 데워진 오토온천인 것이다. 한국에서는 보지 못한 광경인 만큼, 신기했다.


협곡에 들어선 마을인 만큼, 온천장 밀집지역으로 가는 길은 하나뿐이다. 그 길의 양쪽으로 기념품/먹거리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여기가 은근히 맛있는 것들이 많았다. 물론 '신기한' 것들도 많았고.




빙어의 계절이었을까? 빙어로 추정되는 작은 물고기를 통채로 튀겨서 팔고 있었다. 한국과 매우 흡사한 광경이다. 직접 먹었을 때는 좀 큰 멸치 같은 느낌이었다. 빙어가 아닐지도 모른다. 어쨌든 '빙어로 추정되는 물고기 튀김'. 감칠맛 나는 튀김옷이 기억난다.




통영계바베큐? 너무 사실적으로 붙어있는 닭대가리가 맘에 안 들어서 안 먹었다. 영계라 그런지 크기가 작다. 맛이 상상되는 바베큐 색.

 




날이면 날마다 먹을 수 없는 희귀 음식. 
통멧돼지 바베큐. 원주민 음식이라고 한다. '사진찍고 나중에 먹자'라고 했었지만 결국 다 팔려서 먹지 못한 메뉴. 뭔가 미안해지는 머리의 디테일은 좀 무섭지만 바삭하게 보이는 돼지껍데기가 탐났다.

아, 이번 구제역으로 생매장 된 돼지들아 미안.






산돼지꼬치
 

주목. 타이완에서 가장 맛있었던 밀크티.
 



타이완에서 밀크티의 고수가 됐다고 해도 될 정도로 많은 밀크티를 마셨지만, 우라이의 작은 가게에서 마신 밀크티가 최고였다고 말하고 싶다. 도시의 밀크티 가게에 비해 말도 안되게 적은 메뉴는 전문성을 나타내고, 아저씨의 두건은 장인정신을 나타낸다.고 맘대로 생각.

 



원주민음식이란 슬로건 아래 인기있는 산돼지꼬치. 맛있었다. 담백하다.



이건 산돼지 샹창. 다른 샹창과 크게 다르진 않지만, 우라이 환경의 맛?



우라이 관광열차? 꼬마기차 정도 규모로, 위태롭게 설계된, 오래된 철로를 달린다.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아서 탈선해도 죽을 위험은 낮은 것 같다. 조금 낮은 곳에서 조금 높은 곳까지 운행한다. 올라갈 때는 이 기차를 타고, 내려올 때는 걸어오면 체력을 아낄 수 있다.



이런 길을 지나간다.



속도감



이라이트는, 종점(시작점과 종점 두 곳뿐이지만) 바로 전에 있는 이 터널. 사진으로는 넓게 나왔지만 기차를 타고 들어가는 순간에는 참 아슬아슬...했다고 기억.














KTX를 능가하는 속도감



저 계곡물이 전부 온천



한국인과 가장 흡사한 포즈로 사진 찍는 타이완 사람들




원주민 복장으로 기념품을 팔고 있다. 원주민 소녀들은 이뻤다.


한 건물의 측면. 여기에서 센과 치히로 느낌을 확 받았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어째선지 또 먹는 사진이다. 맛기행이 되어가는 것 같지만...

여기. 또. 별미. 



한국맛 떡꼬치. ! 엄청 의심하면서 샀지만,,, 맛있었다.
떡에 달콤한 초고추장과 깨, 파래를 뿌려준다. ㅋㅋㅋ 소소하게 맛있었다.


... 센과 치히로로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결국 식도락일기....

마지막은, 신선하게, 개사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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