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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대부분 한국인들에게 타이완은 만만하게 여겨지나보다.
언론은 뭔가 샌드백이 필요할 때 타이완을 들먹이곤 한다. 이렇게.
이 기사의 기자는 깊은 밤 불 꺼진 방에서 자기 기사의 댓글과 야동을 번갈아 보며 카타르시스에 빠지는 걸까.
내년에 지구가 멸망하면 다 같이 죽을텐데 사이좋게 지냅시다~


장갑 없이 버틸 수 없었던 남국의 크리스마스 다음날의 이야기.

타이베이 동쪽에 위치한 지룽(基陸)에 갔다. 영어로는 Keelung이라고 쓰는데 왠지는 모르겠다. 베이징이 Peking인 이유와 같을 거라고 멋대로 생각. 지룽역 뒷산에 헐리웃 싸인처럼 지룽 싸인이 있었다. 항구도시답게 여기서 철도가 끊긴다. 


왠지 목포와 닮았단 기분.

공사장. 개그콤비같은 두 사람이 열렬히 웃는 얼굴로 사과하고 있어...

2PM의 열혈팬 발견.

중정공원에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도시 풍경. 중형 항구도시다.


중정공원 위에는 큰 절이 있었는데, 내부에는 박물관처럼 물건들이 전시돼 있었다. 목각인형도 있고, 불상도 있고...


눈에 띄었던 것이 천당의 얌차 같았던 이것. 영어로 Arrangement of Sacrifice?였나. 제사물 정렬?
작은 접시 90~100개 정도에 각각 다른 과일, 동물, 식물, 사람이 있었다. 찻잔이 세 개 있었다. 세 명의 신에게 바치는 제사상일까? 백인은 특별히 따로 조리되어있다.








중정공원을 내려와 먀오커우 야시장에 갔다. 야시장은 밤에만 하는 줄 알았는데 낮에도 영업중이었다. 사람들로 북적였다. 여기서 먹었던 음식소개는 여기로→ 타이완 맛기행 02











야시장을 나와 지우펀에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역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목이 말라서 밀크티를 하나 사서 들고 오는데 정면에서 걸어오던 한 남자가 어깨로 툭 치는 바람에 밀크티가 떨어졌다. 얇은 플라스틱 컵에 담겨 있던 밀크티. 플라스틱 컵의 바닥이 터지면서 작은 재난이 일어났다. 헉하는 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치고 지나간 남자는 이미 저만치 걸어가고 있었다. 분명 우리의 비명을 들었을텐데 어째선지 돌아보지 않았다. 
민망했겠지..? 그렇게 뒤도 안돌아보고 간 이 사건 70%의 책임자.
다행히 옷은 괜찮았지만, 길바닥이 더러워졌다. 일단 소지중이던 휴지를 모조리 꺼내 닦아봤다. 그러자 옆에 빵집에 있던 아줌아 두세 분이 나와 '메이콴시 메이콴시' 그러면서 가도 된다고 했다. 곧이어 그 빵집의 종업원이 마포걸레를 들고 나와 닦기 시작했다. 경황이 없던 우리는 고맙다는 말도 못하고 자리를 피했다. 이렇게 사라진 이 사건 30%의 책임자.

어찌됐던 지우펀으로 가는 버스는 안전하게 탈 수 있었다.

관광용으로 준비된 특별버스.


지우펀이라고 하면 타이베이 동쪽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금광이 있었던 지우펀은 2차대전 전에 골드러시가 있었다고 한다. 이름에서 지우(九)가 뜻하듯 원래는 9가구만 살았다는 아주 작은, 해안의 언덕을 따라 지어진 마을. 언젠가 영화 촬영지가 된 후로 관광지로서 개발 됐다고 한다. 아기자기하게 지어진 마을이 맘에 들었다. 실제로 여러 타이완 가이드북 표지 사진도 이곳에서 찍은 것이 올라오곤 한다. 이유는 밑에서.

언덕 위에서 탁 트인 태평양인지 동지나해인지 둘 중 하나로 구분되는 바다가 보인다. 확실한 건 이 방향으로 쭉 가면 제주도가 나오고 한국이 나온다는 것.


골목은 이런 느낌으로 이어진다. 좁은 골목을 따라 사람들이 붐볐다.



소심! 빨랫대에 걸린 티셔츠 모양의 사람이 미끄러지고 있다. 한국인과 일본인이 유난히 잘 미끄러지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나라 사람들은 미끄러져도 상관 없다는 것일까? 미끄럼 주의는 한국어와 일본어만 있었다. 한층 더, 원래는 한국어만 있었는지 일본어는 나중에 덫붙힌 자국이 선명하다. 한국인은 잘 미끄러지는 걸까? 개인적으로 타이완에서의 미스터리. 



 바로 전날 고궁박물관에서 봤던 취옥백채의 미니어쳐. 여기 말고도 여러 크기의 모형을 타이완 곳곳에서 팔고 있다. 거의 국가적 마스코트가 된 걸까 이 배추? 


왠지 장소 잘못 찾은 듯한 가게 - 보험투세계. 즉 콘돔월드
지난번 시먼딩 소개 때도 나왔던 친근한 가게 콘돔월드.

후에 안 사실로, 타이완 여기저기에서 영업중인 체인점이라고 한다.


 이 인기폭발의 가게에 들어가봤다.

가게 내부는 묘한 오렌지빛 조명이 켜져있고, 좀 살집있는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아줌마가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우리가 들어가니 열심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콘돔을 준비했다는 아줌마.

왠지 영어가 유창한 이 아줌마!!! 

그 아줌마의 많은 말 중에 기억나는 구절... 단어만 띄엄띄엄이지만
"must... need... maximum... toy... sexual desire..." 
뭐라는거야 (-,.-;)

"롤리팝 콘돔도 있어"



뭔가 이런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도 팔고 있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가게 안은 오히려 썰렁하다. 재밌는 물건도 없었고!!

작년 이대에서 열린 여성의 날 행사 때 소개받은 물건들이 더 흥미로웠다...

일본인들이 많이 오는 가게였다.


안녕 고양이?


난 미야자키 하야오상이 센과 치히로의 배경인 온천을 그릴 때 타이완에서 영감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왠지 비슷한 풍경. 여기도 그렇고 특히 온천으로 유명한 우라이가 비슷하다. 


죽어가는 피카츄.

지난번 타이완 맛기행 02에서 소개했던 지우펀 넘버원 타이완 팥죽점.



지우펀 골목을 돌아다니다가 카페가 밀집한 지역에 들어갔다.
굉장히 눈에 익은 이름 On air, 낯익은 이강모 사장의 얼굴이 보였다.
온에어란 드라마를 찍었다는 찻집.


들어가봤다.



제대로된 차를 마시려면...600원 정도가 들지만, 예산문제로 100원짜리 홍차를 시켰다. 
역시나 뜨거운 물에 티백이었다. 무슨 생각으로 케익과 전통차가 공존하는 찻집을 예상했는지, 이런 찻집에 온게 내 탓 처럼 되어버렸다. 입맛버리고, 기분버리고.

씁슬하게 나왔다.


각설하고,

지우펀이 가이드북 표지로 자주 올라오는 이유, 바로 좁은 골목을 따라 이어진 홍등. 지우펀에 어둠이 내리면 가게 처마를 따라 줄줄이 걸린 홍등이 켜진다. 초 이국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이 거리, 온에어 찻집에서의 대재앙에도 불구하고 지우펀을 좋아하는 이유다. 어딘지 아련한 풍경.

생각하면 할 수록 아련한 옛 기억.

그래, 

이거였어.

킹오브파이터즈


그리고 스트리트파이터. 옛날녯적에 하던 게임에 단골 배경으로 등장하던 '일본인이 그린 중국풍 배경'. 그것의 실사판 = 타이완. 지우펀에 가면 갑자기 누군가 찻집의 나무벽을 부수고 나와 발차기를 날릴 것 같은 분위기다. 


마구 들어간 기념품집. 노란별의 얼굴이 낯 익다. (스폰지밥?)



또 다른 돌연변이 스폰지..

스폰츄,

피카츄밥?

희대의 사생아.

스폰지밥 얼굴을 한 피카츄, 

카드에 Wish you have a nice day (좋은하루 되세요)라고 써있지만, 저 얼굴, 꿈에 나올까 무섭다. 


헬로키티 얼굴도 만만치 않다.


크리스마스 주말은 이렇게 끝났다.
타이완체류기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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