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책일 것 같다.
처음엔 친구의 추천으로 접하게 되었다. 흡인력 있는 스토리에 감탄하며, 또 한편으로는 스토리가 그려내는 현실성에 불편해하며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아직 블로그에 연재되던 시기라서 업로드되는 날이면 그곳에 찾아가 읽곤 했다. 그렇게 입소문으로 유명해진 '김 부장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이다.
김 부장 이야기는 한 편의 드라마+다큐멘터리를 보는 기분이 든다. 김 부장과 송 과장, 정 대리, 권 사원 등의 등장인물이 세 권에 공통으로 등장한다. 각 권은 등장인물 네 명 각각의 시점에서 진행되는데, 1권은 김 부장의 이야기, 2권은 정 대리와 권 사원, 마지막 3권은 송 과장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1권의 김 부장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스토리가 아닐까 한다. 물론 김 부장의 초인적인 아내와 그 아들은 비현실적이긴 하다. 2권의 권 사원 이야기도 또 흔히 봤던 경우였다. 정 대리는 가장 극적인 스토리가 펼쳐진다. 내 주변에는 없지만, 또 요즘 세상에 그와 같은 사연이 아예 없을 거 같지도 않다.
3권의 송 과장 이야기는 캐릭터의 초인적인 스토리가 펼쳐짐에도 불구하고 픽션 같지 않은 날 것의 맛이 있다. 글의 질감이 너무 거칠고 생생하다고 표현해야 할까? 작가에 대해 아는 게 전무해서 잘 모르겠지만,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 아니면 그가 상상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낸 것 같다. 스토리가 거의 마지막에 다다를 땐 돌연 자기계발서 같은 내용이 나오지만, 그건 작가가 이 책을 읽어줬으면 하는 독자층에게 대화를 시도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 때문인지 2권까지 재밌게 읽었다는 내 친구는 (처음 블로그 링크를 보내준 사람이다), 3권이 너무 재미 없어서 중간에 덮었다고 했다. 나는 오히려 가장 손에서 놓지 못한 것이 3권이었다. 확실히 1, 2권과 분위기 차이가 있기는 하다. 재미가 있다 없다는 아니고, 그 분위기를 선호하냐 아니냐의 차이 같다 (마치 내가 ‘유리동물원’을 읽지 못하는 것과 같다).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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