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새로운 커피메이커가 들어왔다.
드롱기 ICM14011.
회사에선 보통 커피를 사 오거나, 돌체구스토로 내려마셨다. 자주 가는 카페에선 디카페인 커피나 드립 커피가 없는 게 아쉬웠고, 돌체구스토는 캡슐 비용이 꽤 많이 드는 것이 불만이었다. 그렇다고 회사에서 본격적인 핸드드립을 하기란 여간 여유롭지 않고서야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작년 말, 회사에 그라운드 디카페인 원두가 꽤 많이 생겼다. 원래는 커피메이커가 없었으니 핸드드립으로 마셔봤는데, 원두에 물이 스치기만 한 듯 밍밍했다. 용납할 수 없는 맛이었다. 집에 있는 분쇄기로 아무 원두를 골라서 각각 핸드드립과 머신(커피메이커)용으로 갈아내고, 회사의 그라운드 원두와 비교해보니 머신용이 그것과 같았다.
그러한 이유로 커피메이커를 구하게 되었다.
박스를 개봉하고, 비닐을 뜯고, 매뉴얼을 찾았다. 웬만하면 매뉴얼에 처음 사용 시 필요한 과정들이 적혀있으니 꼭 읽어야 한다.
커피메이커는 세 번 물만 내려서 행궈내고, 주전자는 주방세제로 닦았다.
이런 의식을 치루고 첫 커피를 내렸을 때 플라스틱 냄새 같은 잡내가 전혀 나지 않았다.
'영구 필터'란 것이 들어있었는데, 미리 준비했던 종이필터가 있어서 빼버렸다.
(02/10 업데이트 : 지금은 영구필터를 장착한채로 종이필터를 사용하고 있다. 종이필터를 제거하다가 찢어지면 원두가 터지는 경우가 있는데, 영구필터가 있으면 그것들을 잡아준다)
그런데 준비된 종이필터가 커피메이커의 필터 홀더보다 커서 홀더 위로 삐져나오고 말았다.
종이필터가 크면 물분출구의 움직임을 방해해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럴 때는 간단히 종이필터의 넓은 부분을 가위로 1cm 만큼 잘라내면 된다.
필터 사이즈로 실패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애초에 2~4인용(2호) 종이필터를 사는 거다. 커피메이커에 딱 맞고, 핸드드립 할 때도 쓰기에 부담 없는 사이즈다. 참고로 우리 동네 마트에서 5-6인용(4호)은 2,000원 2~4인용(2호)은 1,800원이었다. 종이필터는 규격화 되어서 어느 브랜드를 사던지 상관 없다. 혹시 사이즈가 크면 앞서 쓴대로 넓은 쪽을 좀 자르면 된다. 단, 아래가 뾰족한 원뿔형은 커피메이커에서 사용할 수 없으니 결제 전에 주의해야한다.
커피 원두의 비율은 물 2 '눈금': 원두 1 '스푼'으로 맞췄다. 원두의 계량은 드롱기 커피메이커와 함께 들어있는 계량 스푼을 이용했고, 물의 계량은 커피메이커의 물탱크 눈금을 이용했다. 어느 커피메이커를 이용해도 이 방법으로 괜찮은 커피를 만들었고, 드롱기 것도 성공했다.
매뉴얼에는 물 1: 커피 1을 맞추라고 하는데, 그렇게 하면 스타벅스 '오늘의 커피' 보다 조금 더 쓴 정도로 우러나서 내 입엔 좀 썼다.
(02/10 업데이트 : 원두와 분쇄 상태에 따라 최적의 물 양은 달랐다. 위에서 사용한 원두는 "팀홀튼 디카페인 원두"였다. '1킬로커피'에서 산 모카 마타리 원두는 물 1.5 : 원두 1에서 좋은 맛을 냈다)
전원 버튼 옆에 'Aroma'란 버튼이 있는데, 커피를 조금만 내릴 때 드립 속도를 조절해 물이 원두와 닿는 시간을 늘려서 풍미를 향상한다고 한다.
이 제품의 단점은 전원이 켜진지 40분 정도 지나면 자동으로 꺼지면서 보온 기능까지 꺼지는 것이다(다시 전원을 켜면 보온기능이 작동하지만..) 예전에 썼던 테팔 제품은 자동으로 꺼지지 않아서 계속 커피가 따뜻했는데, 이 제품은 그렇지 않아서 좀 아쉽다. 그렇지만 커피 맛은 어쩐지 드롱기 쪽이 좋기 때문에 고민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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