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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BBC에서 ['가장 불규칙한 언어'인 영어로 글을 잘 쓰기 위한 팁]이란 기사가 있어서 즐겨찾기에 넣어두고, 가끔씩 들춰봤었다. 영작을 하면서 보기보다는 평소에 읽고 내면화하면 좋을 것 같은 글이라고 생각했다.


기사에서 미국의 랜덤하우스 출판사 교열 책임자인 벤자민 드레이어는 "영어는 폭력적일 만큼 대단히 불규칙한 언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15억 명이 영어를 배우고 있고, 그 수는 점점 늘어가고 있다. 왜냐하면 영어는 오늘날 "출판, 인터넷, 과학, 예술, 금융, 스포츠, 정치, 여행 등 여러 영역에서 공용어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사에 따르면, 영어는 언어적인 무정부 상태에 놓여 있다고 한다. 규제나 관리하는 주체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영어권 사람들이 셰익스피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거라고 추측한다. 굳이 언어적인 무정부 상태의 장점을 찾자면 유연하다는 것이다. 즉, "새로운 어휘를 무제한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한다 (영단어를 백날 외워도 자막 없이 미드를 못 보는 이유다).


흥미로운 기사였다. 기사 원문은 여기서 찾을 수 있다 :: https://www.bbc.com/korean/news-49136840




벤자민 드레이어가 말하는 영어로 글 잘 쓰는 팁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1. 신뢰 받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스펠링을 정확하게 쓰고, 동음이의어에 주의해야 한다.

한국인이라면 다른건 몰라도 스펠링과 동음이의어는 잘 걸러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깜지파워).


2. 직설적으로 써야한다. 특히 '글을 더럽히는 특정 단어들'을 빼보라고 한다: very, rather, really, quite, just, in fact 그리고 actually. 

이 기사를 읽고나서 업무 관련 글쓰기를 할 때 위의 단어들을 빼고 써봤다. 처음에는 엄청나게 어색했다고 고백한다. 다소 감정 없는 마른오징어 같은 글이 되었지만 내 의사는 훨씬 정확히 전달 된 것 같다. 체감상 30% 이상 의사전달이 클리어해졌다고 본다.


3. "규칙이 아닌 규칙들을 깨뜨려라". 드레이어는 "유래가 의심스러운 규칙들"이 있으며, 이것들은 어겨도 글쓰기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and 또는 but으로 문장을 시작하지 말 것". 이건 영어를 배우는 아주 처음부터 듣는 말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지 말라는 명확한 근거는 없다고 한다. 이건 다소 충격적인 조언이었다. 더 나아가 (실력이 좋다는 전제하에) 부정사는 분리할 수 없다는 규칙도 무시해도 좋다고 한다.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to go boldly'를 'to boldly go'라고 써도 된다는 것이다.


4. 좋은 글을 가져다가 따라 써볼 것. 즉 필사법을 추천하고 있다. 타인의 글을 따라쓰면서 "리듬감, 단어 선택, 구두법 등 놀라운 것들을 배운다"고 한다. 항상 해보려는 마음만 먹고 여전히 못하고 있는 한 가지다. 


5. 맞춤법 검사기나 온라인 문법 검사기. 기사에서는 이러한 툴이 유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나친 의존은 경계하는데, 시스템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예로 동음이의어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툴이 reign과 rain을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AI는 진화하고 있으니까 언젠가는 그러한 오류를 모조리 잡아내겠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시절이 되면 인간의 두뇌는 글쓰기 말고 다른 일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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