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나의 투자에 대한 이야기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어느 평일날 점심. 회사에서 밖으로 음식을 사러 가야했다 (Lunch runner).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차에서 내릴 필요 없이 음식을 사는 맥도날드 드라이브쓰루 매장이었다. 이게 무슨 일인지, 점심 때도 비교적 한산한 매장이었는데도 차들은 가까운 골목을 돌아서 끝이 보이지 않게 줄 서 있었다. 주말 양재IC 같아서 조금 어이없고 화가 났다. 소중한 점심시간을 낭비할 수 없어서 다른 버거집에서 먹을거리를 샀다.
그로부터 일주일 정도 지난 어느 주말 낮. 큰 대로를 달리고 있었는데 마침 대로변의 맥도날드 드라이브쓰루 매장이 눈에 들어왔다.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차들은 긴 줄을 이루고 있었다. 겨우 햄버거 때문에 저렇게 줄을 서냐며 혀를 내둘렀다.
다시 며칠 후 평일 저녁시간. 조금 늦은 퇴근길에 배가 고파서 점심에 갔던 맥도날드 매장에 다시 갔다. 무슨 일인지 또 차들이 길게 서있어서 차를 세우고 매장으로 들어갔다. 나름 머리를 쓴 것이다. 하지만 매장 안에는 그곳대로 긴 줄이 서있었다. 너무 길어서 나는 줄의 마지막 사람과 출입문 사이에 끼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다른 세상 얘기 같았다.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줄이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창문 밖으로 내 뒤에 들어온 차가 DT 쪽에서 주문을 하고 있었다. 이때는 정말 분한 마음이 들었고 그냥 나왔다. 그날은 덕분에 저녁을 먹지 않았다.
반성한다. 나는 거의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맥도날드 여러 매장에서 겪은 긴 줄에 짜증을 낼 것이 아니라 맥도날드의 실적을 봤어야 한다. 맥도날드 햄버거를 못 먹어서 배고픈 상태를 오히려 다이어트 기회로 여기고, 또렷한 정신으로 매출이라도 봤어야 한다. 그리고 몇 달 전, 뉴질랜드의 초강력 락다운이 해제된 날에 맥도날드로 달려가던 키위들을 기억했어야 한다. 그것을 내 눈 앞의 현상과 연결시켰어야 한다.
어쩌면 이것은 내가 그렇게 찾던 소소한 기회를 알려주려는 세상의 몸부림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맥도날드의 주가는 최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내가 짜증내며 버거킹을 찾아갈 때 누군가는 맥도날드 주식을 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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