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제서야 읽나" 싶은 책이 있다. 최근에는 이 책이 그랬다.
2016년에 출간된(영문본은 2015년) '지리의 힘'은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팀 마샬(Tim Marshall)'이 썼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세계를 10개의 지역으로 나누고, 지리에서 비롯된 경제, 분열, 영토 분쟁, 빈부 격차 등 다양한 문제들을 들여다보고 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책의 원제에서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원제는 'Prisoners of Geography'로 '지리의 포로'쯤으로 번역할 수 있겠다. 즉, 인간에게 지리(geography)라는 요소가 여전히 뛰어넘을 수 없는 것임을 표현한다. 현대 교통 및 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점점 지리적 요소들을 극복해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개인과 사회, 국가 마저도 좋든 싫든 '지리'에 순응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처음 소개했듯이 이 책은 지오그라피의 렌즈를 통해 여러가지 국제적 이슈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한 예로, 몇년 전 큰 이슈였던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 사건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사실 그 이유를 잘 몰랐었지만, 저자에 따르면 그것은 부동항(warm-water port)에 대한 러시아의 필요성 때문이었다. 또, 중국이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티벳의 독립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 이유를 몇군데서 찾고 있는데, 인도와의 국경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이유와, 소수 민족의 연쇄적 독립 요구에 대한 우려, 그리고 '물 안보'의 문제라는 것이다. 티벳 문제와 관련하여 처음 두 가지는 익히 알려진 것이지만, 물 안보 차원에서 접근하는 건 흥미로웠다. 실제로 중국의 양대 강(江)인 양자강과 황하의 발원지는 히말라야 부근이라고 한다.
또한, 평소에 잘 알지 못했던 아프리카와 동유럽, 중동 문제도 지리학적으로 풀어내고 있어서, 다 읽은 후에는 어쩐지 똑똑해진 느낌을 받았다.
내가 아프리카나 동유럽에 대해서 잘 몰랐던 것도 저자의 생각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그들 지역은 나와 지리적으로 너무 떨어져 있어서 관심이 안 갔던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후에는 나와 멀리 떨어진 곳이라도 기본적인 팩트들을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자산투자 등에 있어서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겠다.
전반적으로 흥미로운 내용이었고, 어렵지 않게 쓰여졌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등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책이라고 한다. 돈이 아깝지 않을만큼 유용한 내용을 품고 있다. 추천한다.
아, 이 책을 읽을 때는 꼭 지도를 펴 놓고 읽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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