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해 잘 모른다.
대부분 한국 사람은 같은 생각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북한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갈리는 것 같다. 그곳이 생지옥이라거나, 혹은 완전무결한 곳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역사적이고 정치적인 이유로 학교에선 잘못된 내용을 배우고, 매체에선 왜곡된 정보를 접한다. 그곳에 대해 알고 싶어도 알기가 힘들다. 직접 갈 수 없고, '통일전망대'는 아무도 TV를 보지 않는 시간에 방송된다. 게다가 한국 사회 곳곳에 십수 년간 끼어있는 '북핵의 안개'는 우리의 시야를 가려 '눈 뜬 봉사'로 만들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4월 판문점에서 만난 이후로 TV와 신문 등 여러 매체에서 오늘의 북한 모습을 컬러사진으로 보여주는 빈도가 늘었다.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그것들이 매우 정제된 컬러사진이란 사실은 알고 있다. 그것이 사회주의국가에서 흔히 하던 방식임을 습득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것도 북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일지도 모르지만.
'조선자본주의공화국'은 기자출신 영국인 두 명이 북한에 대해 쓴 르포르타주이다. 제목은 한국판에서 더 자극적으로 붙인듯 보이는데, 책 내용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것 같다. 영어판 원제는 "North Korea Confidential 1"이다. 두 저자는 가장 최신의 북한 사회를 차분하게 풀어주고 있다. 북한의 경제 상황이나 정권에 대한 것은 물론, 일반 인민들의 여가생활과 옷, 패션, 유행, 그리고 휴대전화의 부흥 등에 대해서 보고하고 있다. 동시에 르포르타주는 지속적으로 북한의 핵무기보다 장마당에 더 큰 포커스를 맞추고 있으면서, 그들에 대한 "김씨 정권의 꼭두각시" 혹은 "로봇"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독자에게 이야기한다.
또한 남한사람이 자신과 닮아서 놓치고 있는 북한사람의 면모도 외국인의 시선에서 예리하게 통찰하는데, 이것도 이 책의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북한에 대해 색다른 시선으로 접하고 싶다면 추천할만한 책이다. 얇고, 깔끔한 책이다.
끝.
- 부제는 'Private Markets, Fashion Trends, Prison Camps, Dissenters and Defecrots'이다. 르포 제목으로는 더 어울리는 듯 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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