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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는 계속 혼자 다닌 이야기만 했는데, 원래 이 여행은 총 세 명이 함께할 계획이었다. 보통은 세 명이 처음부터 같이 다니지만 이번 여행은 계획 단계부터 출발일을 맞출 수 없었다. 그렇지만 동시에 '이번이 아니면 같이 못 간다'는 생각을 공유했기 때문에 도쿄 현지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더 로얄파크호텔 아이코닉 도쿄 시오도메'를 예약할 때 조식포함으로 했다. 일본식(Oshima), 웨스턴(Harmony), 또는 베지테리언(Chaya) 메뉴 중에 고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괄호는 각 식당 이름). 
 
그렇게 이튿날 내려간 곳은 일본식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오시마였다. 꽤 일찍 내려갔는데, 벌써 몇 명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메뉴는 사진처럼 정찬 한 종류였고, 스태프가 안내해 준 자리에서 기다리면 곧 현미녹차와 식사가 서빙되었다. 

 

첫 조식은 와쇼쿠를 선택했다. 반찬함의 뚜껑을 열고 사진 찍는 걸 잊어버렸다!!! 왼쪽의 빨간 통은 쌀밥이 가득 들어있었다.

 
맛도 나쁘지 않았고, 부담 없는 구성으로 (속 불편한 메뉴가 없어서) 먹기 좋았다. 일본 여행이 처음이라면 한 번쯤 경험 삼아 먹어보기 좋을 것 같다.


 

식사 후에는 돈키호테에 갔다. 아무래도 친구들과 다니다가 숙소에 돌아오면 돈키호테에 갈 체력이 남아있지 않을 거 같았다.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돈키호테는 긴자본관으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었다. 아침식사 후 산책 겸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나섰으나...

시오도메의 마천루 사이로 강한 바람이 부는 아침이었다
육교 오른편에 보이는 돈키호테 간판. 그리고 비현실적으로 깨끗한 유리 난간이 눈에 띄었다.

 
외관은 아담한 돈키인지 알았는데, 실내는 (역시나) 넓고 미로처럼 얽혀있어서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해 버렸다. 원래는 귀국선물 때문에 간 곳에서 우리 가족이 쓸 물건을 더 많이 사버렸다. <귀여운> 왼손잡이 연습용 젓가락같이 한국에는 잘 없는 아이템들이 정말 다양하게 있었다! 의외의 '잘 샀다' 아이템은 파나소닉 제모기와 눈썹정리기였다. 네이버와 쿠팡 최저가보다 더 저렴하게 집어 왔다.


 

돈키호테에서 산 물건들을 방에 놓고, 만남 장소로 출발했다. 내가 친구들의 숙소 쪽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그들은 도쿄에 이미 많이 왔었고, 앞으로도 많이 올 사람들이라서, 나는 이동하면서 새로운 동네 구경도 할 생각이었다.

카스가(春日)역을 가기 위해 호텔에서 신바시역을 지나 우치사이와이쵸역까지 걸어갔다.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였다. 일요일 아침은 이곳도 한가로웠다

 

미타선 우치사이와이쵸역에서 스이도바시역으로 갔다.

 

스이도바시역에 내려서 근처의 도쿄돔을 구경했다. 작은 놀이공원도 있고 쇼핑몰이 있어서 놀러 나온 가족들이 많이 보였다. 역에서 도쿄돔까지 걸어가는 길에 덩치 좋은 학생들이 많아서 좀 무서웠는데 유도승급심사가 있었던 모양이다.

 

도쿄돔

 

도쿄돔에서 카스가역까지는 걸어갔는데, 관광지를 피해서 한적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다. 


카스가역에서 친구가 오기까지 로컬 프랜차이즈 카페에 갔다. 친구가 의아해했는데 로컬에 녹아들어 보는 게 나의 여행이니까 가보고 싶었을 뿐이다. 

 

카페 벨로체. 가게 절반이 혼자 앉기 편한 좌석이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다시 도로로 나와서 친구가 추천하는 식당에 갔다. 그런데 하필 그날 휴무일이라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교자맛집이었는데, 여기도 휴무 (도대체 무슨 일).

 

그렇게 거리를 헤매다가  줄이 꽤 긴 중화요리점이 눈에 띄었다. 이름하야 중화요리 산코우엔 (산코-엔?). 되게 작은 가게였는데 우리 이후에도 계속 오는 사람들로 줄이 길어졌다. 

 

알고 보니 맛집이었던 것이다.

餃子の店 三幸園 교자노미세 산코-엔. [이미지출처: 구루나비 영문웹사이트]

그렇게 얻어걸린 맛집. 

음식 모형 앞에서 주문을 미리 연습하고...

드디어 입성.

타일이 많이 쓰인 인테리어. 90년대 느낌이다.

 

온 김에 먹어보자고 이것저것 시켰는데, 

칠리새우(에비치리), 돼지고기생강구이(로스쇼가야키), 마파두부덮밥(마포동), 교자, 볶음밥(챠항), 등을 시켰다. 양이 많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걱정대로 많았다. 그래도 언제 또 올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인지 내 위장이 열심히 버텨주었다.

메뉴 하나하나 맛이 없는 게 없었다.

 

교자

 

에비치리 & 로스쇼가야키

 

일본식 중화요리는 많이 접해보지 못했는데, 만족감이 높았다. 하향평준화가 진행되고 있는 한국식 중화요리와는 다르게 제대로 된 퀴진으로써 대접받고 있는 인상을 받았다. (물론 한국에도 혓바닥이 행복해지는 중화요리집이 많이 있다. 그렇지만 동네 중국집의 퀄리티가 하향평준화되고 있는 점은 최소 내 기준에서는 사실이다. 언젠가 내가 꼽은 한국의 중화요리점도 써봐야지) 

 

식사를 마치고 더 이상 물 한 방울 들어갈 곳 없는 배를 부여잡고 밖으로 나왔다. 여전히 가게 밖에는 대기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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