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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어 쓰는 중국 시안 여행기.

벌써 시간이 꽤 지나 '여행 회상기'라는 제목이 더 어울릴 듯 하지만... 사진으로 돌아본다.

먼저 음식 사진으로 시작한다.

지난 포스팅에 나왔던 'Best Biang Biang Noodle' 식당에서 먹었던 또 하나의 메뉴다. 메뉴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우육면 스타일의 고기 국수였다. 식감이나 맛은 타이완식 우육면과 사뭇 달랐다. 개인적으로는 타이완식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2020/03/11 - [Bon Voyage/짧은여행기] - 중국 시안 여행 2 - 회족거리

 

회족거리에서 먹었던 누들. 우육면같은 비주얼인데, 타이완식 우육면과는 사뭇 달랐다.


회족거리를 지나 한참을 걸어서 시안성에 올랐다. 한참 걸어갔었다. 구글맵과 아이폰 지도앱을 써가면서 움직였는데 차라리 택시를 타는 게 나을 뻔했다. 정말 많이 걸었던 기억이 있다.

 

가는 길에 팬더 조형물과 기념 촬영. 내 눈에만 쿵푸팬더와 닮았다고 보인다.

여기서 에피소드 하나.

중국 화장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변기 칸에 문이 없다는 것도 그중 하나다. 솔직히 몇 번인가 갔었던 상하이에선 그런 화장실을 보지 못했거니와 2009년에 갔던 베이징과 다롄에서도 본 적이 없어서 잘못된 스테레오타입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바로 이 고도(古都) 시안에서 그런 화장실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저작권을 잃어버린 쿵푸팬더와 사진을 찍고 근처에 있는 공중화장실에 갔다. 남자화장실에 들어갈 땐 의식하지 못했지만, 그곳은 남자와 여자화장실의 출입구가 마주 보는 형태로 되어 있었고, 특히 여자화장실은 변기 칸이 출입문과 마주보는 벽까지 이어져 있었다. 즉, 남자화장실에서 나올 때 여자화장실의 변기칸이 보이는 것이었다. 나도 보고 말았다. 정작 변기 사용자는 개의치 않아하는 모습이었지만.

점선은 추측해본 구조
어린이 병원. 변기칸 문이 없어도 복지는 착실히 이뤄지고 있다(고 믿는다).

🔽걷다 보니 시안성이 눈에 들어왔다. 시간이 지난 지금도 너무나도 반가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네이버에서 '시안성'을 검색하면 이런 요약 정보를 볼 수 있다.

중국 산시성[陝西省] 시안에 있는 성곽. 세계의 성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보존이 잘 된 성곽 중 하나이다.

당나라 때 처음 만든 성벽이니까 대충 고구려가 아직 이 세상에 존재한 시기에 지어진 것이다. 무려 고구려.

 

(좌) 도시의 일부가 된 시안성벽 / (우) 해자는 산책로가 되어있다

물론 후대에 보수하고 규모도 키웠다고 하지만, 성곽의 위치와 기초는 당나라 것을 그대로 이용했다고 한다. 이런 것이 대륙의 스케일이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정말 압도적이었다. 시안성에 비하면 수원성은 미니어처처럼 보인다.

 

요리왕 비룡에서 본 것 같은 건물

성벽의 폭도 상당해서 15~18 미터에 달한다. 시안성의 규모 말고, 또 하나의 매력포인트는 성벽 위에서 걸을 수도 있고 자전거도 탈 수 있다는 것이다. 

 

성벽에 오르기 위해서는 매표소에서 티켓을 끊고, 근처의 긴 계단을 올라야 했다. 성벽에 오르자 시안 시내 동서남북이 한눈에 들어왔다. 성벽의 안쪽은 오래된 도시의 낮은 건물이, 바깥은 유리로 된 건물과 세련된 간판이 즐비한 신시가지가 보였다. 성벽 안쪽은 개발을 제한하는 것일까? 여하튼 성벽을 사이에 두고 펼쳐진 전혀 다른 풍경이 기억에 남는다. 

 

성벽 위로 올라가자
(좌) 성벽 바깥 지역과 (우) 안쪽 지역 건물의 높이 차이가 눈에 띄었다

성벽 위에는 '최대 수용 인원'이 110,000 명이라고 표시한 사인이었는데, 마치 안전보다는 "우리 중국의 고대 건축물은 지금도 이 정도는 견딜 수 있다"는 것을 어필하려는 목적으로 보였다. 진짜 불안하면 매표소에서 입장객을 차단하면 되잖아...

 

110,000 명이면 엄청나긴 하다


드디어 자전거를 빌렸다. 성벽 위라서 특별한 건 없었고, 보도블록 위에서 자전거를 타는 기분이 들었다. 단, 성벽 밖으로 떨어지면 죽을 수 있다. 자전거 대여점은 성벽 위 곳곳에 있었는데, 반납은 한강 자전거처럼 그중 아무데서나 할 수 있었다. 성벽 둘레가 13.74 km에 달해 일주하려면 걷기보단 자전거가 나아 보인다.

 

도로같아 보이지만 지상에서 12m 높이였다
가장 중국적인 곳에서 마신 '미국식커피(美式咖啡)' 또는 아메리카노
먼 옛날 이곳을 지나던 대상들이 봤을 것 같은 탑

성벽의 서쪽에서 자전거를 빌려서 남쪽까지 타고 왔다. 남쪽에서 반납하고 근처에 백화점을 돌아다니다가 저녁식사를 했다. 

 

시안성은 시안 여행에서 반드시 가야 할 곳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의 성벽을 보고 있으면 삼국지의 한 장면에 들어온 듯이 가슴이 웅장해진다 (삼국지 시대에 이 성벽은 없었을 테지만 상관없다). 게다가 그 위에서 자전거를 타고 달릴 수도 있다. 언젠가 아이가 생긴다면 같이 가보고 싶다. 물론 코로나 이전처럼 다시 여행을 다닐 수 있어야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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