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요즘 쓰레기 재활용 문제가 사회적 이슈다. 만약 지금 상태가 지속하거나 더욱 악화한다면 우리나라의 모든 뉴스는 쓰레기 이슈에 집중될 것이다.


쓰레기가 갈 곳을 잃었다. 항상 정해진 요일에 집 앞에서 걷혀진 분리수거 쓰레기. 관청에서 하란 대로, 학교에서 가르친 대로, 부모님께 보고 배운 대로. 언제까지고 지금의 편리함이 이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폐기물 수거업체에서 지금 거부하는 건 폐비닐에 그치고 있지만, 언제든 페트병이나 폐지 수거도 거부할 수 있다. 쓰레기 수거도 결국 수요와 공급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요가 끊기거나, 혹은 공급이 과잉되면 갈 곳 잃은 쓰레기는 나와 당신의 아파트 단지에 차곡차곡 쌓일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이 현상이 마치 중국이 폐기물 수입을 금지했기 때문인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우리가 너무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처리할 수 없는 만큼의 쓰레기를. 


'쓰레기도 모으면 자원이다' 익히 들어왔던 말이다. 그리고 이 말은 사실이다. 쓰레기는 모으면 자원이다. 페트병을 모아서 다시 페트병으로 만들고, 폐비닐과 잡다한 플라스틱은 고체연료로 만들어 전기 발전 등에 사용한다. 이 자원순환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우리는 열심히 분리수거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원은 경쟁한다. 즉, 수년간 이어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원재료(특히 플라스틱의 원재료인 원유) 가격이 하락하고, 동시에 공장 설비의 효율성은 좋아져 동량의 원료로 더 많은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은 같은 값이면 재활용품보다 새로운 '페트병'을 원했고, 이 현상이 두드러진 곳이 바로 이제까지 세계의 공장이자 쓰레기처리장이었던 중국이었다고 본다. 경제발전으로 인한 전반적인 생활 수준의 향상을 이룬 중국은, 이제 인민들도 다른 나라 쓰레기를 재활용한 페트병이 아니라 '깨끗한 원료로 만들어진' 페트병을 더 선호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자국의 쓰레기도 넘쳐나 다른 나라의 그것까지 처리할 여력이 줄어들게 되어 쓰레기 수입금지에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본다. 지금은 선진국의 쓰레기가 중국으로 들어가지 못해 아우성이지만, 앞으로 가까운 미래에 중국의 쓰레기마저 갈 곳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그때 그것은 아우성에 그치지 않고 재앙이 되지 않을까.


이 문제를 해결할 가장 간단하고, 빠르고, 어려운 방법은 당장 쓰레기 사용량/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플라스틱 포장재(비닐봉지)의 배출량을 줄이기는 가장 어렵지만 꼭 필요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예전의 경험을 돌아보면(이전 글 참조) 극도로 어려운 일이었지만. 이건 정말 사회적 합의를 통한 교육과 제도의 도움이 필수다.


2010/11/15 - [eonlog/식사일기] - No Impact Days ~ 후기



일회용품을 피할 수 없다면 적어도 자연스럽게 썩는 재질로 만든 것이 낫겠다. 이런 와중에 맥도날드 영국법인에서 당장 다음 달인 5월부터 일부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맥도날드의 거의 모든 패키징이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교체되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도날드에서 배출되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는 정말 큰 문제다) 빨대는 여전히 미비했는데, 이번에 새로운 시도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 경과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그리고 하루빨리 한국 맥도날드에서도 이에 동참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플라스틱보다는 나으니까....



종이빨대 연장글

2018/05/29 - [eonlog/일기일기] - 종이빨대


반응형

'eonlog > 일기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이빨대  (0) 2018.05.29
평양냉면 먹는 날  (0) 2018.04.27
무제 27-VII-72 #228  (0) 2016.12.28
2016년 하반기  (0) 2016.10.19
존재는 존재한다  (0) 2015.09.2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