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하루야채 야채와 과일을 받아먹기 시작했다. 한병 한병 새로운 맛을 찾아가고 있다. 가령 노란색 야채와 과일에서 바나나향이 꽤 진하게 깔려있다는 점 같은 것들 말이다.
하루야채 보틀은 재질이 좋다. 처음에는 독특하게 생긴 속뚜껑을 어떻게 열어야하나 1초 고민했었지만 곧 보틀과 일체로 제작된 이 속뚜껑이 깔끔한게 마음에 든다.
천천히 돌리다보니 이런 공예도...
야채와 과일의 보틀을 이리저리 돌리다보니 Tetra Pak-테트라팩-이란 회사에서 만들어진 것임을 알았다.
매우 유명한 회사이다. 일본, 중국, 홍콩, 싱가폴, 뉴질랜드, 미국 등 가본 나라마다 이 회사 패키지에 제품이 담겨 팔리고 있었다 (나는 포장의 작은 글씨를 찾아 읽는 이상한 버릇이 있다...). 테트라팩, 아마 식품 포장업계에서는 가장 거대한 기업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무려 50여 년의 역사가 있는 이 스웨덴 회사는 20.000여 명을 고용하고, 2008년 수입이 약 90억 유로(약 13조원; 삼성전자 2009년에 약 127조원)에 이르는 거대 기업이다.
테트라팩社의 로고
식품, 특히 액체 식품 포장에 테트라팩이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가장 가깝기로는 우유팩부터, 삼각 커피우유(한국은 일본에서 이 기술을 도입했지만)까지 모두 테트라팩의 창업자 루벤 라우징(Ruben Rausing)이 고안한 것이다. 그로부터 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당시에 개발된 패키지와 새로 개발된 패키지가 동시에 이용된다는 건 흔하지 않은 사례 같다.
이 회사의 마켓 포지셔닝은 기가 막힌다. 원료 생산도, 완제품 생산이나 유통도 아닌 그 사이의 중간재 생산자 입장에서 이렇게 성장하게 된 것은 대단하다. 사실 패키지 기술은 한 생산자가 마음만 먹으면 쉽게 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기술적인 성격으로 봐도 반도체만큼 복잡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약간의 리버스엔지니어링(逆엔지니어링)을 통해 기술 취득도 가능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의 식품 회사들은 테트라 팩에서 패키지를 공급 받아 자신의 제품을 담아 팔고 있는데, 심지어 서로 경쟁하는 복수의 회사도 테트라팩에서 같은 패키지를 공급받아 제품을 생산한다. 이러한 마켓 포지션을 갖게된 경위에는 여러가지가 있을텐데, 아마 자체 생산보다 우월한 가격 경쟁력과, 넘쳐나는 수요에도 부족하지 않은 공급량, 마케팅 기술, 그리고 최종 소비자들이 다년간에 걸쳐 이러한 패키지에 익숙해지고, 나름의 성격을 부여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마치 한국에서 삼각 커피우유가 차지하는 자리 같이.
국제경영 리서치 사례로 쓸만한 회사일 것 같다. 기억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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