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고 있는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나오는 문장이다 - 적어도 처음에는 그랬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두꺼운 책 속의 모든 내용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났던 일에 대한 기록이다. 약 2,000년 전에 시대에 쓰인 책인데도 지금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인간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이 책의 가르침 하나를 집어 내자면, 처음부터 끝까지 평탄한 인생은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신분적으로 잘 태어나도, 실력이 좋아도 인생에 한 번은 내외적인 요인에 의해 크게 당한다. 평생 아무리 현명한 자라도 늙어서 결단력이 부족해져 비참하게 죽기도 한다.
이 책은 마음에 꽂히는 구절을 많이 품고 있다. 가령, 남의 은덕은 잊지 말고, 내가 베푼 은덕은 잊으라고. 이유는, 스스로 자비를 베풀었다는 사실을 부정하라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내가 베푼 은덕은 수혜자 이외에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혀 그가 나를 원수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원수 앞에 내가 한 일을 들어내어 목숨을 위태롭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남의 은덕은 잊지 말고, 내가 베푼 은덕은 잊으라'라는 구절만 놓고 보면 도덕적인 잠언 중의 하나라고 보여지지만 실상은 한목숨 부지하기 위한 매우 현실적인 생존전략 중 하나이다.
어쩌다보니 사기(史記)이야기가 길어졌다. 원래 쓰고자 했던 건 매니지먼트-경영학-은 시장 속의 사람, 즉 법인, 고용자와 피고용자, 소비자와 같은 이해관계자(stakeholder)까지, 그들 사이에 일어나는 일을 학문적으로 분석하고 그것에서 발생하는 긍정 효과는 극대화시키고, 부정 효과는 최소화 시키자는 과목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직 경영학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부족하지만, 내 생각에는 그런 것 같다.
경영학 책에는 어렵지 않은 어려운 단어들이 많이 나온다. 예를 들어 역량, 집단생각, 인수합병, 윤리 같은 것들은 쉬워보이지만 깊이 들어가면 발목 잡는 단어들이다. 당장 이 단어들만 봐도 경영학이 사람 공부란 것을 알 수 있다. 좋은 인재를 모아서 효과적으로 다루면 기업의 역량이 좋아지고, 회사라는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비판적 사고를 잃을 때 발생하는 집단생각은 회사를 도탄에 빠트려 뒤쳐지게 한다. 실패한 인수인계의 가장 큰 요인은 두 회사간 사람들의 불화합이 해결되지 않을 때며, 윤리적 문제는 회사가 사람이란 존재를 망각할 때 발생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나는 경영학이 사람을 배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사람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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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management 카테고리도 사용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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