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누구라도 이 세상을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렇게 생각한다. 아님 말고. 물론 여기서 떠난다는 것은 죽음을 뜻한다.


삶과 죽음이 멀지 않고, 같은 연장선에 있다는 것을 군대에서 깨닫게 되었다. 죽음은 정말 많은 문제들을 손쉽게 해결해준다. 남겨진 사람들은 힘들지만, 이내 힘을 내어 (까맣게 잊고) 다시 살아간다.


그렇지만 자살은 여전히 나쁜 일이다. 그것이 나쁜데에는 이유가 없다. 태초부터 나빴고, 앞으로도 나쁠 것이다.

그것이 진리 같다.




자살희망자를 살리기 위한 소설이다 - '리빙 더 월드 (Leaving the World)'. 2010년에 미국에서 출간된 이 소설은 '빅 픽처 (The Big Picture)'의 저자 '더글라스 케네디 (Douglas Kennedy)'의 소설이다.  우리나라에선 2013년에 출간되었다.

 

'빅 픽처'는 누구에게나 주저없이 추천하는 소설이다.



'밝은세상'에서 출간한 더글라스 케네디의 책 표지는 일관된 디자인으로 통일되어 있다 (큰 그림과 우측 하단의 큰 제목으로). 이러한 표지는 딱 봐도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이라는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냈다.










이 소설은 '제인'이라는 한 여성의 이야기이다. 무책임한 아버지, 그런 아버지에 집착하는 어머니. 

평온하지 못한 환경에서 자란 그녀지만 우여곡절 끝에 미국 최고 명문대 영문과 졸업. 이후 투자회사에 취직하지만 퇴사당하고, 대학교수로 재직하며 만난 남자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생기지만, 남자는 다른 여자와 눈이 맞아 달아나고, 아이는 교통사고로 죽게 된다. 이에 큰 충격을 받은 주인공 '제인'은 자살을 시도하지만, 몸에 상처만 남긴채 실패하고 만다.


 

이후는 '제인'이 다시 일어서서 과거의 아픔으로 부터 치유되고, 세상과 화해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빅 픽처'와는 많이 다른 분위기의 소설이었다. 술술 쉽게 읽히는 건 같지만, 내용이 조금 무겁고, 유쾌하지 않은 분위기.


주인공 '제인'은 이야기 내내 인터넷상에서 누구나 너무나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그녀의 흔적들로 힘들어 한다. 그 정보들이 그녀를 힘들게 하는 게 아니라, 그것을 보고 그녀를 동정하는 사람들의 행동이 그런 것이다. 


위로하는 사람을 위한 위로가, '제인'을 더 힘들고 지치게 했다. 처음 보는 면접관의 "따님을 잃으셔서 힘들겠습니다"라는 한마디가 그녀를 절벽으로 떠밀었다.


가장 진실된 위로는 바로 침묵이 아닐까?

도움은 대상이 필요로 할때 주면 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침묵이다...라고 생각한다.


결국 사람을 구할 수 있는 건 자기 자신이다. 주인공 '제인'처럼.



생각 없이 쓰다보니까 뭐라고 썼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리빙 더 월드', 컴퓨터로 보는 철지난 드라마보다 더 재밌는 소설이었다.

반응형

'eonlog > 도서 & 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0) 2014.07.18
타나토노트 : Les Thanatonautes  (0) 2014.07.11
나쓰메 소세키 "마음"  (0) 2014.06.02
오르세미술관전  (0) 2014.05.22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 하는 것  (0) 2014.04.2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