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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외국 소설을 꼽자면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 '제3인류'가 아닌가 싶다. 한국에서 특히나 인기있는 작가라는 사실과 '열린책들'의 마케팅 공세로 서울 여기저기서 책 표지를 마주친다. 



전에 어디선가 이 시리즈는 총 4권까지 나올 것이라고 하는 걸 봤다. 한국에서는 한 권을 두 파트로 나누니까 총 8권까지 나오려나? 현재 우리나라에는 3권까지 출간되었다. '제3인류' 시리즈의 초반을 막 마친 정도인 듯. 참고로 1~2권까지는 'Troisième Humanité' 즉, '제3인류'이고, 3~4권의 원제는 'LES MICRO HUMAINS' 즉 '마이크로 인간'이다.



베르베르의 책은 (내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읽는 속도가 붙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다. 특히 이 양반의 '웃음'이란 소설은 엄청나게 지루했다. 하지만 읽다보면 궤도에 오르게 되는 때가 있고, 이후로는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밤을 세면서도 읽게 된다. '신'을 읽을 때처럼 제3인류도 그렇게 마지막장을 덮었다.



'제3인류' 1~2권은 현생 인류 이전에 살았던 제1인류인 거대한 인간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현명하고 뛰어난 문명을 이루었던 제1인류는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소행성들을 파괴하기 위해서 우주로 나가야 했다. 하지만 이상적인 우주선의 크기는 그들의 몸집보다 작았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보다 작은 인간을 만들어 낸다. 이 작은 인간들이 제2인류, 즉 현생 인류다.

제1인류는 얼마 후 지구에서 '사라지고' 현생 인류가 지구의 '주인'이 된다(자세한 내용은 책에). 시간이 흐르고, 제2인류는 자신들이 이 행성에서 스스로를 지속시키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유전공학을 통해 초소형 인간을 만들어 낸다. 신장이 20센티미터에도 미치치 못하는 이들이 곧 '제3인류'이다. 이것은 마치 제1인류가 현생 인류를 만들었을 때와 비슷하다. 



제1인류는 현생인류로 인해 멸종된 것으로 나온다. 그럼 현생인류도 제3인류로 인해 멸종하게 될 것인가? 소설은 이 질문을 중심에 놓고, 독자로 하여금 긴장감을 유지시키며 독특한 세계관을 넓혀간다.




앞으로 이 책은 어떻게 이어질까?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이런류의 소설은 작가가 감당하기 힘든 세계를 만들고선 어떻게 마무리 할지 몰라 용두사미로 끝난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부디 베르베르의 상상력이 고갈되지 않기를.



'제3인류'에 별점을 준다면 '3개 반'이다. 흥미로운 주제였고, 일상에서 하지 않는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게 해주었다. 하지만 이전 베르베르 소설에서 다루었던 주제들이 짜집기 되거나, Copy & Paste 처럼 전에 읽었던 것 같은 부분이 눈에 띄기도 하는데, 작가의 상상력이 혹시나 한계에 가까워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게 만든다. 이 책을 읽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한다면, 읽어보라. 재밌는, 잘 쓰여진(번역된) 소설이다.



아.

마지막으로, EBS 라디오 '화제의 베스트셀러'란 프로그램(주중 오후 5시)에서 작년 말부터 두 달 정도에 걸쳐 '제3인류' 1~2권을 낭독했었다. 성우 분들이 읽어주는데 웬만한 오디오북보다 좋았다. 그들의 목소리로 이야기가 더 생동감을 얻은 것 같았다. EBS 홈페이지에서 다시듣기 서비스 무료인듯?

여기서 1화부터 들을 수 있다.





(이 그림은 책 속에서 '오비츠 대령'이 '드루앵 대통령'에게 소개한 '칠각체스판'이다. 소설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아이템이니 기억하시길)







* 이 글에 첨부한 일러스트는 '김정기 작가님'의 작품을 다음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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