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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야채 야채와 과일


사무실 이사 후 달라진게 있다면 매일 아침 야쿠르트 아주머니가 사무실 안으로 직접 배달 오신다는 점. 옛날 사무실에선 그냥 문 앞에 걸린 주머니에 담아 놓고 갔었고, 이번에는 아주머니가 손수 책상에 올려주고 가신다. 한 2주 정도 지나니까 매일 아침 야쿠르트 아주머니가 언제 오시나 하고 기다리고 있다...

사실 이 아주머니에게 처음 음료를 산 건 한 일주일 전 쯤이다. 이사 온지 얼마 안 된 우리 사무실에 이분이 판촉을 오셨던거다. 한 사람 앞에 야쿠르트 한 병씩 돌리고 홀연히 사라지셨다. 근데 난 여기에 넘어간거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도리에 따라 그 다음날 다시 오신 아주머니의 야쿠르트 바구니를 보여달라고 했다. 딱히 눈에 들어오는 건 없었지만 어쨌든 뭔가 사야한다는 생각으로 '하루야채 야채와 과일'을 사봤다. 보라색노란색. 한 병은 나, 나머지는 맞은 편에 앉는 어머님을 위해. 어떤 맛을 먹을까 하다가 보라색 용기에 포도 그림이 있길래 내가 잡고, 나머지 노란색을 어머님께 드렸다. 아 이거 웬걸. 포도맛은 안나고 보라당근?이란 놈의 맛만 났다. 그러니까... 내가 싫어하는 당근향이 좀 심하게 났다. 노란색은 또 싫어하는 호박 그림이 있어서 피했는데 한모금 얻어 마셔보니 이게 오히려 호박 맛은 별로 안나면서 파인애플 맛이 진하게 났다. 보라색은 맛에서 실망했다.

퇴근하고 집에 왔다. 발걸음은 화장실을 향했다. 대단했다. 하루종일 의자에 앉아서 일하다 왔는데 10km 조깅 후에 얻는 쾌감을 누렸다. 우유로 만든 요거트 제품 먹을 때는 이렇게 효과 본 적이 없는데. 하루야채. 현대 식품과학의 승리다.

다음날. 전날 저녁 화장실에서 겪은 대이변을 겪고 과연 이게 하루야채 때문인가 생각하며 또 한병 사봤다. 이번엔 노란색. 맛있다. 역한 맛이 안난다. 퇴근 후 또 한번의 대이변. 그 다음날은 야쿠르트 아주머니가 안오셨다. 크게 걱정한 날이었다. 대이변은 없었다. 다음날 아주머니를 출근 길에 만났다. 아주머니께 다가가자 아주머니가 말없이 노란색 한병을 내게 내미셨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빨간색을 먹은건 불과 몇 일전의 일이다. 아무래도 맛에선 이게 최고인거 같다. 딸기 맛은 그렇게 많이 안나지만 사과맛이 괜찮다. 비트루트도 내가 안먹는 야채 중에 하나인데 별 맛이 안났으므로 패스. 아무튼 빨간색이 맛으로 위너다. 효과는 물론 동일.

결론은, 하루야채 야채와 과일은 대단하다. 우와... 휴지가 필요 없다. 신문도 읽을 수 없다.
나한테만 효과가 있던 것일까. 어쨌든 이제 하루에 한 병씩 받아 먹기로 했다. 아주머니가 사은품이라며 쿠퍼스 한 병을 주셨다. '이거 비싼거에요, 2000원 짜리'라는 말과 함께. 근데 비싼데 맛은 없었다. 첫 모금에 확 풍기는 한약 냄새.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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