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에서도 플랫화이트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걸까. 플랫화이트를 키워드로 이곳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아졌다 (감사합니다). 얼마전 '집에서 그린티프라푸치노 만드는 법'을 찾다가 호주의 한 커피블로그에서 [플랫화이트의 진실 (The Truth of Flat White)]이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글을 보게되었다 - 플랫화이트에 대해 꽤 시니컬한 글이었다. '팥빙수'와 '팥이 들어간 빙수'가 어떻게 다른지 따지는 느낌이다. 한글로 옮겨 봤다 (혹시 플랫화이트를 메뉴에 올리시려는 업주 분을 위해?!).
[플랫화이트의 진실 (The Truth of Flat White)]
플랫 (거품 없는) & 화이트 (우유). 호주인들은 모든 것을 심플하게 하는 것을 좋아한다. 중요한 사실은 이 플랫화이트가 호주와 뉴질랜드의 카페메뉴에서는 마치 쌀밥처럼 주식(主食)이 되어있다는 점이고, 전세계에서 이쪽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나는 플랫화이트가 소규모 커피전문점(speciality cafe)에서 시작된 하나의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오랜 세월 뿌리내린 레시피는 없지만 지속적으로 소비자 입맛에 맞게 변해 가는 것이다. 거기서 레시피를 가져온 커피전문점들은 스스로 만들어낸 메뉴를 점점 더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고객들의 입맛을 '교육'시킨다. 그렇게 시장에 뿌리내리면 점점 더 많은 카페에서 찾을 수 있게 되고, 나아가 전 커피산업에서 받아들이는 순서다. 이것은 동시에 소규모 커피전문점들에게는 새로운 유행을 찾기 시작하라는 신호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플랫화이트에 대해 궁금해한다. 인터넷에서 열심히 찾아보기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커피에 대한 정보가 중구난방이라 사람들이 헷갈려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지사다. 한 가지 확실한 정보는, 한 음식역사가에 따르면 1980년대 시드니 커피 애호가들이 플랫화이트란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롱블랙(Long Black)'이나 '숏블랙(Short Black)'처럼 참 호주스러운 이름이다. 이름 문제는 여기까지.
다음은 내가 보는 플랫화이트의 오늘과 내일이다.
이름 : 앞으로 변하지 않을 것은 '플랫화이트'라는 이름 뿐이다.
커피잔 크기 : 까놓고 얘기해보자. "일반적인' 플랫화이트는 180 - 210 ml 용량의 입구가 넓은 잔에 담겨져 나온다. 우유는 많이 들어간다. 즉, 나는 이것이 이미 존재하는 라떼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 이점이 바로 다른 나라에서는 플랫화이트가 널리 퍼지지 않은 이유이다.
풍미 (Flavour) : 플랫화이트는 카페 메뉴에서 가장 우유맛이 진한 커피 중 하나다. 우유맛으로 본다면 라떼와 같거나 조금 더 강하다. 나는 앞으로 이 맛의 차이가 조금 더 커질 것으로 본다. 예측컨데 소규모 커피전문점의 라떼잔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반대로 플랫화이트잔은 점점 작아져서 150 ml 정도까지 축소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라떼보다 우유의 양이 적어지고 커피맛은 강해지는 것이다.
커피 : 모두가 다른 스타일을 갖고 있어서 가장 난해한 문제다. 특히 샷 자체가 카페마다 각각 다를뿐더러, 기본을 더블샷으로 또는 원샷으로 하기도 하고, 샷을 '리스트레토(Ristretto)'로 하는 곳이 있는 반면, '에스프레소'로 내리는 곳, 아니면 아예 자체적인 스타일을 만들어 낸 곳도 있다. 그러므로 모두의 주관적인 의견이 첨가되어야 할 부분이다. 모든 카페가 다른 원두, 다른 로스팅을 추구하고, 고객들도 각자 원하는 맛이 있기마련이다. 고객은 어느 카페라도 항상 당신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시간을 갖고 당신에게 '최적화된' 카페를 찾아보라.
우유 : 플랫화이트의 우유는 거품이 없어야 한다('no foam')이라고 하는데, 이보다는 얇은 거품(a thin layer of foam)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정확하다. 입술에 닿았을 때 살짝 크리미한 느낌을 줄 정도다. 플랫화이트의 우유는 표면이 매끄럽고 다소 반들거려야 하는데, 그 바로 아래의 촉촉하고 촘촘한 거품은 보이면 안 된다.
온도 : 어느 커피나 똑같이 70도를 넘어가면 안된다. 하지만 사람마다 원하는 온도가 모두 다른 것이 사실이다.
요약하자면, 플랫화이트는 싱글샷 혹은 더블샷, 리스트레토 혹은 에스프레소 베이스로 150 ml ~ 220 ml짜리 세라믹 잔에 담긴 음료로, 맨 위에는 아주 얇은 거품층이 있고(바리스타 실력에 달렸다!), 65도에서 70도 정도로 따뜻하게 라떼아트까지 곁들여져 당신을 위해 준비될 것이다.
이렇게 길고 복잡한 얘기들이 왜 필요하지... 결국에는 "천천히 공을 들여 맘에 드는 카페를 찾으라"는 말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라떼와 플랫화이트에 분명한 차이점이 존재한다고 본다. 하지만 직접 맛보기 전에는 알기 힘든 일이다.
최근 뉴스를 보니 우리나라 한 해 커피 수입량이 성인 1인당 약 300잔을 마실 수 있는 양이라고 하며, 그 수입량이 점점 더 늘고 있단고까지 한다. 전세계적으로는 7위 커피 수입국이다. 인구에 비례해보면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우리 어머님이 드시는 병행수입된 커피까지 합치면 세계 6위도 되지 않을까?
이제 우리나라 바리스타 분들도 분발하셔서 한국의 커피 메뉴를 만드는 건 어떨까. 서울화이트?
아, 그러고보니 한국 커피가 있다. 에스프레소 다방 (Espresso Davant). 여기서 다방은 당신이 생각하는 그 다방이 맞다. 농담 아니고 진짜 봤다. 에스프레소와 설탕과 크림 또는 우유로 만드는 음료다.
그냥 좋아하는 커피 즐기세요! 신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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