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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은 없었다. 하늘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한 항상 회색빛이었다. 이따금 소나기를 뿌렸지만, 우산이 필요할 정도는 아니었다. 큰 홍수가 난다는 예보가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또 한 번 소나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큰 목소리를 내는 이들은 홍수 소식에 우산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소금을 사도록 독려했다.

가까운 곳에 고인 물은 끊임없이 증발했고, 구름이 되었다. 사람들 눈에 보인 회색빛 구름보다 높은 곳에는 그것에 몇 배는 크고 짙은 구름이 끼어 있었다. 그들은 물의 증발을 막기위해 그 위에 흙을 덮었다. 그들이 또 한 번 간과한 것은 그 물은 그들의 식수라는 사실이다. 점입가경으로 머리 위 구름은 굵은 빗줄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길 위를 걷다가 가까운 차양 밑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가 비를 피하고자 했다. 


땅 위에는 물이 차올라 길을 가렸다. 사람들은 불어나는 물 속에서 길을 잃었다. 그들은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 익히 들어왔지만, 오만함으로 안일하게 대처해왔다. 사실 우산도 큰 도움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우산 대신 샀던 소금은 녹아내렸고, 그들은 모든 것을 잃었다. 또, 그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많은 이들이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가까운 곳으로 몸을 피했다.
적은 수의 사람들은 당장 마실 물을 찾아 나섰고,
아주 적은 수의 사람들은 모두 함께 쓸 수 있는 우산이나, 구름을 없앨 수 있는 거대한 드라이어나, 길가에 차오른 물을 빼낼 펌프를 만들고 있다.

이제까지 겪은 소나기와는 양상이 다르다.
어두운 날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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