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란타에서 작은 비행기를 타고 다음 목적지인 뉴욕을 향해 떠났다.
꿈의 도시 혹은 세계의 수도
일찍이 1896년 뉴욕을 방문한 청나라 정치가 이홍장은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미국에서 <중략> 나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20층 또는 더 높은 마천루입니다. 청나라와 유럽에서는 이런 높은 건물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이미 20세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곳은 '모던'함 그 자체의 최첨단 도시였던 것이다.
무한도전에서 뉴욕에 갈때 유난히 호들갑 떨었던 게 생각난다.
예능이었기에 더 오버했겠지만, 뉴욕은 누구에게나 그런 설레임을 주는 곳일 것이다.
JFK국제공항에 내려 시내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차에서 주변을 두리번거리기에 바빴다. 순간순간이 대중매체를 통해 본 것 같아 눈에 익으면서도 낯설었다. 이런 관광객 분위기를 한 층 더 흠씬 느껴보려고 Jay-Z 'Empire state of mind'를 들어보았다.
그 노래를 들은 건 대실수.
스스로에게 어이가 없었던 걸까, 빵터짐의 기운이 느껴져서 이어폰을 빼고 말았다.
다시 시도했으나, 어김없이 입꼬리가 씰룩씰룩, 터질터질했다.
그때의 감동은 짧은 영상으로 만들어봤다...
그러는 사이 호텔에 도착했다. 정말 운 좋게도 맨하탄 지역 호텔에 묵을 수 있었는데, 위치만 좋았다.
첫날 저녁은 이곳에서 자리잡은 친구와 식사 약속이 잡혀있었다. 그 전까지 시내 구경이라도 하려고 밖으로 나갔다. 생각보다 추웠다. 4월 초였는데 조금 따뜻한 겨울 날씨 정도로 추웠다. 히트텍+셔츠+잠바(패딩 말고)가 필요한 날씨.
호텔 앞에만 나갔는데 스파이더맨이 거미줄 쏘던 크라이슬러 빌딩이 딱.
두 블록 정도 걸어가나 그랜드센트럴 역이 나타났다.
재난 영화 단골 파괴지이다.
유명한 'Rockefeller Center (록펠러센터)'. 나홀로 집에 2에서 케빈과 엄마가 마지막에 재회하는 곳이 여기였다.
발음 주의. 한글로 '록펠러센터'라고 쓰고 스펠링도 특별한 건 없는데, 꼭 '록커펠러 센터'라고 발음한다.
또 한 가지 - 보통 '좋은 하루 보내요!'를 'Have a good day'라고 하는데, 이 동네에서는 'Have a good one'이라고 한다.
친구 말로는 여기 사투리라고... 뉴욕에 사는 사람은 누구라도 공유하는 인종을 초월한 사투리였다.
어느 정도로 추웠는지 보여주는 사진이다. 뉴욕은 아직 아이스 스케이트를 타고 있더라...
이 록펠러센터 건물에서만 몇 시간은 소모할 수 있다. 메트로폴리탄 아트 뮤지엄 샵이 여기에도 있는데, 선물할만한 물건이 많다. 뮤지엄 본 건물에는 더 큰 샵이 있지만, 중요한 기념품 거리는 여기서도 살 수 있다.
그 외에도 명품 브랜드도 있고 방송국 (SNL티셔츠를 팔고 있는), 콘서트홀 등이 이 록펠러센터에 모여있다고 가이드북은 소개하고 있다. 다음 사진은 'Radio City'라는 콘서트홀이라고 하는데 촌스러울 수 있는 네온사인이 주변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20세기 초에 지어진 건물들은 그 웅장함과 느껴지는 힘이 남달랐다. 요즘 지어지는 철골+유리 건물도 멋지긴 하지만 벽돌과 구시대적인 장식들로 지어진 건물에는 비할 수 없을 것 같다. 요즘의 건물이 사이다같다면 옛 건물은 잘 만들어진 커피같았다.
록펠러센터 근처의 한 스테이크집에서 만나기로 한 친구를 만났다. 아주 오랜만에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어두워졌다. 이렇게 뉴욕에서의 반나절이 지나고, 잠들지 않는 뉴욕의 밤거리를 걸어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어두운 하늘에서 빛나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사진 중간 좀 윗부분에 푸른빛의 타워는 9/11 때 사라진 세계무역센터 자리에 재건된 One Trade Tower.
그 밑에 큰 그림자는 내 손이다.
따봉
이렇게 뉴욕에서의 첫 날은 끝났다.
뉴욕의 첫인상은...
더러웠다. 생각보다 많이 지저분했다. 비보호 우회전 하는 차들은 서울보다 양심이 없고, 도로의 상태는 '아스팔트로 만든 비포장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여태까지 한국의 도로의 상태가 최악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 사람들은 스스로 뉴욕시티의 시민임에 자긍심을 느끼는 것 같았다. 이 느낌은 뉴욕에 머문 몇 일동안 곳곳에서 계속계속 받게 된다. 특히 Highline이란 새로운 명소에서 더 그랬는데, 앞으로 소개될 것이다.
또, 이 도시에서 '미국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1800년대 중반에 조성된 센트럴파크는 신기할 따름이었는데, 만약 그때 이 곳을 만들지 않았다면 이 도시는 지금 흙 한줌 보기 힘든 삭막하고 답답한 도시가 되었을 것이다. 미래에 닥칠 대기오염과 인구 과집적 문제를 예상한 것일까? 여하튼 나는 그 공원을 통해 당시 미국인들은 미래를 살았고, 이러한 조상들 덕분에 지금의 미국인들까지도 누구보다 앞선 시대를 사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미국이 20세기에 이르러 그 기회를 잡은 건 오랜 시간 준비한 덕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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