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30일, 오랜만에 장기 출장&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총 2 주의 여정. 첫 일주일은 회사일로 미국 조지아 (Georgia)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그다음 일주일은 뉴욕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 것이다. 5년 만에 미국 방문이지만 너무 오랜만이라 처음 가는 기분이었다.
첫 목적지는 밀레지빌(Milledgeville)이란 곳으로 업무 차원에서 갔으므로 여기 올릴만한 사진이나 뭐가 없다.
사흘째 되는 날 이동한 곳이 바로 사바나(Savannah)라는 조지아 주의 항구도시다. 이곳에서 우리 회사 화물이 한국으로 떠나게 된다. 때문에 그 흐름을 살펴보기 위해 방문하게 되었다. 미국 항구 중 네 번째로 큰 항구라고 한다. 착실한 일정으로 항만 투어(현지 항만청의 협조에 감사), 오피스 투어, 맛집 투어, 핫플레이스 투어, 아웃렛 투어까지 알찬 시간을 보냈다.
개인적으로 이번 미국에서 지낸 도시 중에 가장 맘에 들었다. 작고 오래된 도시, 그곳에 잘 보존되어 아직까지 쓰이는 20세기 초의 건물들과 활발한 분위기의 공존이 어쩐지 끌렸다.
여기서는 '이곳에 올릴 만한 사진'이 좀 있었는데,
첫 사진은 'Uncle Bubba's'라는 굴 전문 시푸드 레스토랑이다. 사바나 삼각주의 Bull River 부근에 있었다.
음식은 미국 남부답게 맛있을 수밖에 없었다. 여담인데 남부쪽 식당에서는 음료(무알콜)는 무한 리필이 된다. 우리나라처럼 조심스레 '리필 좀 해주세요'라고 할 필요 없이, 가만히 있어도 웨이터/웨이트리스가 알아서 새로운 잔으로 가져다 준다.
문화충격.
아래는 'Rocks on the Roof'라는 이름의 바 & 레스토랑이다. 'The Bohemian Hotel'의 지붕에 위치한 이곳에서 사바나 강(Savannah River)과 시내(midtown)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다. 여기가 이 동네 최고의 핫플레이스 중 하나라고 한다.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다. 이곳이 맘에 들었던 또 다른 이유는 내가 맥주를 시키자 웨이트리스가 신분증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나는 진심어린 고마움을 표현하며 면허증을 내밀었다.
아래 사진은 호텔 방에서 찍은 사바나 시내의 풍경이다. 조용하고 차가 한 대도 없는 것으로 꽤 이른 아침에 찍은 사진인 듯. 저 앞에 녹색 차양이 설치된 하얀 단층의 가게가 그 유명한 'Savannah's Candy Kitchen'이다. 젤리빈, 초콜릿 등과 함께 이곳에서 직접 만들고 있는 지역 특산품 과자가 여러 가지 있었다. 특히 피칸을 듬뿍 쓴 처음 보는 과자들이 있었는데 친절하게 시식을 권유했다. 아주 조금 맛봤을 뿐인데 진짜 엄청 너무 짱 달았다. 그래도 맛있긴 맛있었다. 이것저것 시식해보고 선물용으로 좀 샀다.
사바나를 떠나 향한 곳은 조지아의 주도 아틀란타(Atlanta)다. 미국에서 인구로는 50위권에 드는 그리 큰 도시는 아니지만, 역사적 & 산업적인 면에서 중요한 도시라고 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 중간에 형성된 몇 개의 마천루들이 하늘 높이 솟아 시가지임을 알리고 있다. 아담한 규모지만 꽤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아틀란타의 중심거리인 Peachtree Street에 있는 'Fox Theater'다. 1929년에 지어진 이 극장은 도시의 랜드마크라고 한다. 처음에는 사진에서 보듯 도로변의 작은 입구만 보고 의아했는데 저 뒤로 엄청난 규모의 건물이 붙어있었다.
빙산의 일각 같은 입구.
이 여정의 목적지는 'Georgian Terrace Hotel'이란 곳이었는데, 여기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번 출장이 계획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마침 그 호텔은 Fox Theater 바로 길 건너였다. 20세기 초반의 고풍스러운 빛깔을 간직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그 앞에 서는 것만으로 이 건물이 세워진 1911년으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귓가에 타이타닉의 고동 소리가 울리는 듯했다.
이 호텔은 미국 'Historic districts in the United States'로 관리된다던데 우리말로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다.
문화재까지는 아니어도, 역사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특별히 관리되는 곳인 것 같다. 미국에 이런 호텔이 몇 군데 있는 것 같지만, 여하튼 이런 곳에 머물 기회가 생겨서 기뻤다.
내가 머문 방은 '위대한 개츠비'의 저자 스콧 피츠제럴드가 머물렀던 방이라고 한다.
뻥이다.
하지만 그가 생전에 이 호텔에 머물렀던 건 사실이다.
호텔 중앙으로 뻥 뚫린 공간. 유리창 너머로 도시의 마천루들이 빛난다.
행사장 창밖으로 보이는 아틀란타 시가지. 그 뒤로 해가 저물고 있다. 20세기 초와 막바지의 건축물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란 기분이 들었다. 좀 알아듣기 힘들게 얘기하자면, 1930년대까지 건축물이 들어선 이후 60년간 큰 변화가 없다가 1990년대부터 다시 개발이 시작된 도시 같다는 느낌이었다.
한편 이곳은 백인 + 흑인 사이의 분명한 벽이 존재하는 곳이었다.
동양인은 먼 나라의 손님으로 받아들여지는 느낌이었고.
여러 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게 많지만 재미없는 이야기라 쓸 수 없다. 아무튼, 이건 좀 불편한 부분이었다.
막간의 시간에 방문한 코카콜라 뮤지엄. 이곳이 개인적으로 최고최고. 또 가고 싶다.
호텔 방에서 바라본 석양.
아틀란타와 조지아에 작별을 고하고 뉴욕행을 준비할 시간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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