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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지진이 지나간 것 같은 이 땅은 간척되고 있는 바다의 모습이다. 아니, 땅의 모습이라고 해야 될지도. 땅과 바다의 경계가 약간은 모호한 단계 같았다. 차 안에서 피부과 포스터에나 나올 듯한 광경을 보고 내렸다. 마치 각질이 가득한 피부 표면 같은. . 주위를 보면 농토는 아닐 것이다. 그렇담 무엇을 위한 간척일지... 인간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무분별하게 시작된 간척은 아닌지 의심해 봤다.

갯벌은 지구의 콩밭이다.


말라가는 갯벌을 조금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간척 중인 '바다'위로 발걸음을 옮겨보았다. 육지에서 가까운 곳은 잘 말라서 밟아도 흐트러짐이 없을 정도로 다져졌다. 다 굳은 백설기 같은 느낌? 조금 더 전진했다. 육지에서 멀어질수록 갯벌은 아직 싱싱했다. 아직 덜 말라서 푹 꺼졌다. 왼발을 잃어버릴 뻔 한 공포.
 
갯벌에는 수 많은 생물들이 산다. 게, 조개, 이상한 물고기, 구멍 뚫어 놓고 사는 이상한 생명체 등. 바닷물이 막히고 항상 축축해야 할 주거지가 말라가며 숨이 막혔을 것이다. 이것 들의 집이기도 한 갯벌은 이렇게 사라져 간다.



이제는 '바다'가 '땅'이 되었다. 이 잡초 한 가닥이 그것을 증명한다. 생각없는 간척이 아니었길 바란다.

입으로는 지구 사랑을 외치고 손으로는 삽질하는 우리의 모습. 도대체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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