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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책로그.
방송인 타일러 라쉬의 <두 번째 지구는 없다>를 읽었다. 비정상 회담에 나왔던 미국 대표 타일러가 쓴 것이 맞다.

나는 기후 문제에 대해 줄곧 관심을 가져왔다. 이따금 관련된 책이 보이면 들춰보곤 한다. ‘두 번째 지구는 없다’를 서점에서 봤을 때 표지가 흥미로웠는데, 마치 잉크를 가능한 적게 쓰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언젠가 읽어봐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지나갔었다. 그런데 최근 어떻게 이 책을 읽을 기회가 생겼다. 작은 판형에 간결한 문장들로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환경에 대한 철학을 간단한 서사와 곁들여 간결히 풀어낸다. 무엇이 어떻게 위기인지, 한국 사회에서 이 위기를 어떻게 인지 및 대응하고 있는지, 그리고 국제 사회는 어떤지 돌아본다.

많은 부분에서 공감했다. 한국 사회에서 기후 위기 이슈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나도 항상 아쉽게 생각한다. 여기에는 기업집단과 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뒤섞여 있어서 개개인이 노력한들 환경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미미하다. 

 

한 예로, 분리수거를 아무리 해도 환경에 큰 도움이 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심지어 우리가 열심히 분리수거한 폐기물도 결국 소각되거나, 매립되어 재사용되는 비율은 매우 저조하다고 한다. 이것은 불편한 진실이다(분리수거는 그럼에도 반드시 실천해야 하지만). 

또 다른 예로, 소비자 편의를 생각한다며 온갖 플라스틱을 쏟아부은 포장재는 기업집단이 일으키는 문제이다. 그것을 막을 수 있는 규제는 이상하리만치 소극적이다. 내실 없이 소극적인 규제의 결과는 점점 더 자주 보이는 그린워싱이다 (그린워싱에 부정적인 내 생각과 달리, 저자는 그것도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라며 ‘better than nothing’의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

또한, 저자는 당장 이 책을 출판할 때, FSC 인증된 종이를 쓰도록 요청했으나 수많은 출판사에서 이런저런 핑계로 거절했던 일을 밝히고 있다. 이것 또한 구조적 문제의 한 예다. 아마 그 출판사에서는 저자에 대해 유난 떤다고 뒷말을 나눴을 것이다. 그것이 한국의 현실이니까.

항상 변하는 지구에게 ‘정상 상태’란 게 있을까 싶지만, 최소한 인간의 책임이 자명한 자연현상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이야기를 대중에 전하기 위해선 유명인사의 목소리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처럼 인플루언서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데 더 힘 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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