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 장거리 비행에서 좌석 앞 작은 화면으로 보는 VOD 영화는, 지금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신기한 것이었다. 

- 하지만, 기내 영화는 어째서인지 금방 잊어버리게 된다. 시간이 지나 지상의 장소에서 '이 영화를 봤나?' 자문하면 긴가민가하다. 나만 그런건지? 그 이유를 알고 싶다. 화면이 너무 작은 탓일까? 아니면 비행기가 착륙하는 순간에 기억이 기억의 일부가 조금 오류를 일으키는 건지도 모른다.

- 이번 왕복 28시간의 비행 중에 본 영화를 핸드폰 메모장에 기록해 봤다. 영화 제목을, 본 순서대로. 


가는 길


베이비 드라이버


좋은 음악과 격한 폭력이 콜라보를 이룬 현대적인 영화였다. 영상은 약간 올디한 느와르 분위기가 났지만, 아주 현대적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하필 영화의 배경이 된 도시가 바로 내가 가던 곳이었다. 덕분에 이번 여정 중에 총 맞을까 무서웠지만. 

남자 주인공 '베이비'의 연기를 익히 들었고 그에 걸맞는 연기를 본 것 같다. 하지만 진짜는 케빈 스페이시였다. 최근 과거의 성추행 사건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하우스 오브 카드' 마저 종영하게 됐지만, 연기만큼은 단연 돋보인다. 스테이크 위에 뿌려진 묵직한 포트와인소스같은 연기다. 이 영화의 특별한 교훈은, 아이 앞에서 운전 중에 부부싸움하지 말 것.



임금님의 사건수첩


비행기 킬링타임용.



더 빅 식 (The Big Sick)


파키스탄 이민자 출신 코미디언과 백인 여자의 연애(실제로 결혼하게 되는) 이야기. 잔잔한 인간극장같은 슬로무비다. 이런걸 슬로무비라고 하는 게 맞나? 비행기에서 보기에 힘들었다 - 자꾸 잠이 와서. 하지만 재미가 없는 건 아니었다. 끝까지 보게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굿.





트립 투 스페인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든이라는 영국인 2명의 여행&미식 영화다. 영국식 유머가 싱거운 양념으로 쳐져있다. 이게 바로 슬로무비일 것이다. 보다가 껐다. 비행기에서 보기에는 너무 잔잔함. 반전은 로튼토마토 점수는 무려 7/10!!!!!였다는 것. 



오는 길


킹 아서: 제왕의 검


너무 많은 혹평을 들어서 볼까 말까 망설였으나, 볼게 없어서 봤다. 그런데 재밌었다. 아무 생각 없이 보기에 좋은 영화 - 특히 비행기에서.



미이라 (2017)


이것도 혹평에 비해 재밌었다. 어떤 리뷰에서는 아낙수나문이 그리웠다던데, 이건 이거대로 재밌었다고.

아쉬운 점은 이게 막판에 (스포주의) 지킬 앤 하이드 영화였다는 점... 한 제목 두 영화. 



더 위자드 오브 라이즈 (The Wizard of Lies)


이게 이번 여행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영화다. 메이도프(매도프) 폰지 사기를 영화로 재구성하여 로버트 드 니로가 메이도프 역을 맡았다. 이 사건 자체가 워낙 거대한 사기 사건이라 기억에 깊히 남아 있었는데, 이 영화는 그 사건을 영상으로 잘 묘사한 것 같다. 배우들 개개인의 연기도 돋보였고.. 기내의 작은 화면으로는 흠잡을 곳이 없었다. 단, 취향에 따라 정말 재미 없을 수도 있는 영화임을 밝힌다. 극장 개봉작은 아니고 TV영화라고 한다. 어쩐지 한국에서 들어 본 적이 없더라.



반응형

'eonlog > 음악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OTT] 오빌(The Orville)  (0) 2022.05.17
너의 이름은 [君の名は。]  (0) 2018.03.30
컨택트와 컨택트.  (0) 2017.02.07
"암살", 유익한 불편함  (0) 2015.08.26
영화 : The Interview  (0) 2014.12.2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