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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황조'는 1997년에 개봉한 중국영화로, 청조멸망부터 '중국' 건국시기까지 중국대륙을 쥐락펴락했던 송씨 3자매에 대한 이야기다. 1900년부터 1949년까지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여서 당시 상황을 개괄적으로 알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평점(IMDB)도 7/10점대로 대중적인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조금 의아한 점은 보통 중국영화의 기본옵션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공산당 미화가 비교적 약했다는 점이다. 이것에 대한 이유는 구글에서 찾을 수 있었고, 밑에 간단히 적을 언급할 것이다.




국 근현대사의 큰 인물이라고 하면 손문(쑨원), 모택동(마오쩌둥)과 장개석(쟝제스)이다. 바보라도 한 번은 들어봤을만 한 이름들이다. 그들 모두 이 영화에 등장하기는 한다. 단, 이 영화에서만큼은 그들이 주인공은 아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송씨 세 자매 - 맏이 송애령, 송경령, 막내 송미령으로, 위에 열거한 세 남성과 함께 중국 근현대사에서 꼭 알아야 할 인물들이다.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남자고, 남자를 지배하는 것은 여자'라고들 하는데, 송애령은 당시 재벌 공상희의, 송경령과 송미령은 각각 손문과 장개석의 부인이었기 때문으로, 결국 그들이 '중국의 남자들'을 지배한 권력의 중심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승리한 남자들'의 이야기 일색인 스토리에 조금 다른 시선과 흥미를 일으킨다. 역사에 대해, 역사의 선택과 결과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기회를 주는 것 같다. 

 

장개석 & 송미령

이 영화는 전부터 보고싶다 /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보게되었다. 중국건국 시기의 손문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보고싶었는데, 막상 보고 난 후에는 송씨 자매의 이야기에 더 빠지게 되었다.

 

"돈을 사랑한 송애령, 권력을 사랑한 송미령, 중국을 사랑한 송경령"이라는 한 문장으로 그녀들의 이야기가 압축되는 것 같다.

 

난세에 태어나고 살아가면서 행복하기만한 삶을 산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생활, 발걸음, 말 한마디가 결과적으로는 역사를 이루었다 (혹은, 역사를 주물렀다). 그 영향력은 중국대륙을 넘어 세계사의 큰 부분이 되었다. 하필 그 시대에 태어나 파란만장한 삶을 산 그들을 보면 후세대로서 공감과 동정을 느끼고, 동시에 멋져 보인다. 

  

출연배우들이 화려하다. 맏이 '송애령'역에 양자경, '송경령'역에 장만옥, '송미령'역에 오군매. 

 

이중 오군매는 중국 건국시기를 다룬 또 다른 시대극인 '건국대업 (2009)'에서 또 한 번 '송미령'역을 맡았다. 12년 세월 동안 그녀의 눈가에 잡힌 약간의 주름은, 건국대업에서 뛰어난 연기에 진짜 인물같은 리얼리즘까지 더해주었다.

 

맨 처음에 이 영화에서 공산당 미화가 좀 약했다고 언급했는데, 구글링으로 찾은 [씨네21]에서 이에 대해, "이제 곧 중국으로 귀속될 홍콩영화의 불투명한 전망, 즉 상업주의와 스타시스템 등 기존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중국 정부의 기호를 만족시켜야 하는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라고 쓰고 있다. 홍콩의 중국 귀속이라는 - 솔직히 생각도 못했던 이유였다. 아직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될 때 TV에서 본 장면들이 눈에 선한데... 그 글을 읽고보니 1997년이란 시간이 굉장히 멀리 느껴졌다.

 

또 한 편의 좋은 영화였다.

배움도 있었고 재미도 있었다. 소장해야지.




이런 종류의 중국영화를 보면 어쩐지 노스탈직하다. 영화에서 받는 느낌은 아니고, 대학 시절 도강했던 '동아시아 영화'라는 강의가 생각나서다. 한 학기 동안 10편의 영화를 다뤘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중 중국영화가 8편, 한국과 일본 각 1편으로 거의 중국영화 강의라고 해도 될 수업이었다. 그땐 좀 끌려갔던 도강이라 귀찮았었는데 이렇게 추억이 될줄이야...! . 몇 년 안됐는데, 그 시간이 굉장히 멀리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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