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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인간은 심장이 마음이 아닌 것을 확실히 알았다. 일전에 들은 얘기다. 한 남자가 심장을 이식 받았는데, 그의 부인은 그가 다시 눈을 뜰 때까지 그를 곁에서 지켰다. 얼마간 시간이 지나 그가 눈을 떴다. 그의 입에서 나온 첫 마디: '사랑해 여보'. 그는 다른 사람의 심장을 갖게 되었지만, 부인에 대한 사랑은 변하지 않았다. 만약 심장이 마음이었다면, 그의 마음과 사랑이란 감정은 병든 심장과 함께 버려졌을 것이다.

현재는 뇌가 마음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 같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이 하나의 장기(臟器)의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뇌도 인간의 마음이 될 수 없다. 아직 뇌 이식이란 것은 성공한 적이 없기 때문에 뇌를 이식함으로써 마음까지 이식된다는 주장을 옹호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마음은 무엇일까? 한 인간의 전체가 마음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마음이 아프다고 하는 사람들은 몸도 건강치 못하다. 반면에 마음가짐을 강하게 해 불치병도 이겨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뇌가 의사도 아니고, 암 덩어리를 없앨 수는 없을 것이다. 몸에 있는 모든 것이 서로 사랑하고 꿈틀거림으로써 그러한 결과가 나왔으리라 생각한다.

뜬금없이 마음 이야기를 꺼냈봤다. 오늘 퇴근길에 소중한 두 분과 함께 저녁을 먹고, 카레향과 찻잎 향이 깊게 묻힌 한 작은 카페에 앉아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참을 웃고 떠들다보니 어느새 주제는 연애가 되었고, 분위기는 약간 무거워졌었다. 편안한 무거움이었다. 이야기를 나누며 깨달았다. 내가 내 마음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즉 내가 나를 모르고 있었다. 나에게 가장 낯선 건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이 나를 이해하도록 할 수 있을까...? 하지만 나도 잘 알지 못했던 내 마음을 대화를 통해 알게 되었다. 신기할뿐이다. 나는 사랑이란 개념을 윤리와 도덕의 잣대 위에 놓고 쓸데없는 고민을 해왔다. 이미 비윤리적인 나를 조금이나마 더 일찍 윤리 쪽으로 건져내기 위해 괜한 생각을 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사랑이란 것을 윤리와 도덕의 잣대에 놓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다. 나의 잣대에서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일이 상대방의 잣대에선 너무나 평범한 윤리이고 도덕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 써놓고 보니 이상한 소리만 지껄인 것 같다.

모든 것을 한 줄로 표현하면, 나는 새로움이 필요하단 것이다.
마음이 곧 사람이고, 사람이 곧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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