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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인간 생활 두 달. 유월이면 석 달이다. 대학 졸업한 날부터 치면 한 달도 안됐지만, 그래도. 좀이 쑤신다. 아무래도 잉여생활은 나와 맞지 않다.


그보다, 뉴질랜드 생활 11년을 한 달 만에 정리하고, 고국으로 돌아간다. 고국이라기보다, 한국으로 돌아간다. 어쩔 수 없이. 내 발에 채워진 족쇄를 풀러 간다. 한국은 그런 곳이니까.

누군가 이 좋은 곳을 버리고, 왜 돌아가냐고 물으면 기계같이 대답할 수 있다. 

"이곳은 너무 좁아요. 내가 무언가를 이루기에는 너무나 작은 곳이에요."

실제 그렇게 대답하고 있다. '고등교육을 마친 지성인'으로써 직접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라고 보이게끔 잘 대답하고 있다. 


사실 아직 나의 상황에 대해 잘 모르겠다.




뉴질랜드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확실하게 한 가지는 안다. 뉴질랜드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작다. 

적어도 지금의 나에겐 작다. 더 어려운 도전을 마주하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지난 11년간,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그리워질 것 같다. 아니, 그리워질 것이다. 어느 날씨 좋은 날에 내 발코니에서 찍은 오클랜드의 프리먼즈 베이(Freemans Bay). 왼쪽 하단에는 어렴풋하게 이곳의 랜드마크인 하버브릿지가 보인다. 렌즈의 방향이 태양을 향해버려서 노출이 엉망이 되었지만, 아름답게 보인다. 


이날 날씨는 정말 좋았다. 사진으로 봐도 햇빛에 눈이 아프다. 저 구름. 낮은 구름. 지평선에서 하늘 끝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음영이 가해진 하늘색. 나라마다 하늘의 색깔이 다른데, 그 중에서도 뉴질랜드의 하늘색은 남다르다. 게다가, 낮고, 넓고, 높다. 구름이 흩날린 듯이 뜬 날이 좋다.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갈 수 있는,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오고 가는 대화가 있는, 나를 배려하는, 그만큼 타인도 배려하는, 나를 웃게 해주는 그런 공기(空氣)를 원하게 될 것 같다.

횡설수설이다. 프로이트 선생은, 무의식은 이성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괜찮다. 요즘 나는 무의식과 의식 간 경계가 모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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